현안 메시지 발신·지역조직 활동 활발…당권 구도에 영향 주목
활동 본격 재개한 장제원…전대 국면서 권성동과 힘겨루기?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부쩍 당 안팎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선 이후 지속된 여당 내 리더십 혼란상에 사실상의 '2선 후퇴'를 선언하고 한동안 공개 언행을 자제해왔으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모습이다.

장 의원은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당 지도부를 상대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자 "애초 (국정감사는)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며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에 합의했던 주호영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의 덕목으로 MZ세대, 수도권 등을 특정해 언급하자 장 의원은 "심판을 보실 분이 부적절하다"고 맞받아치는 등 당무 현안에도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 몫인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도 단독 입후보해 내정된 상태다.

그가 행안위원장에 출마한 것을 놓고 야당이 집중 공격하는 이 장관 거취는 물론이고 경찰국 설치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정책 어젠다를 다루는 주요 상임위에서 친윤계 핵심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선택으로 해석됐다.

정치적 스킨십도 활발해졌다.

장 의원이 주도하는 지역 기반 싱크탱크 '부산혁신포럼'은 오는 26일 2기 출범식을 연다.

또 다른 지역조직인 '여원산악회'의 11일 13주년 기념식에는 약 3천명의 회원이 집결했다고 본인이 SNS를 통해 전했다.

그는 최근 당 소속 의원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발족식에도 참석했다.

당내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이 모임은 사실상 장 의원이 결성을 주도했다.

활동 본격 재개한 장제원…전대 국면서 권성동과 힘겨루기?
이처럼 장 의원이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면서 당내 권력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끈다.

장 의원은 대선 이후 어떤 당직도 맡고 있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권 내 누구보다도 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로 꼽혀왔다.

전당대회를 석 달여 앞둔 현시점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우선 차기 당권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 의원과 함께 친윤계 핵심 투톱으로 여겨지는 권성동 의원이 최근 당권 도전에 시동을 걸고 나선 데 대해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때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꼽히며 '호형호제'한 두 사람은 대선 승리 이후 지도부 내홍, 계파모임 논란 등 당내 주요 국면마다 이견을 노출하며 불화설이 불거졌다.

둘 사이 사정에 정통한 한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권 의원이 당권을 잡는다면 친윤 그룹 내 무게추가 한쪽으로 크게 쏠릴 수 있다"며 "장 의원은 스스로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권 의원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 의원이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라는 말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장 의원과) 생각이 굉장히 비슷한 것이 많더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