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개편된 네이버 메일 PC 화면에서 받은 메일을 확인하면 제목 아래에 보낸 사람의 주소 대신 이름만 표시된다.
발신자 주소를 보려면 이름을 클릭한 뒤 나타나는 팝업창을 확인해야 한다.
기존 메일 화면에서는 별도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보낸 사람 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카카오의 '다음 메일'과 카카오 메일, 구글 지메일 등도 받은 메일을 열면 발신자 주소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돼 있다.
IT 보안 업계에서는 개편 이후 네이버 메일에서 발신자를 확인하기 어렵게 돼 정상인 척 위장한 피싱 메일을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악성코드를 담은 파일을 첨부했거나 계정을 탈취하려는 악성 메일인지를 판단할 때는 발신자의 주소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해 자칫 피싱에 당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센터장(이사)은 "가짜 메일 주소를 만든 뒤 보여주는 '이름'만 바꾸면 사용자는 정상 메일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발신자 주소를 숨기는 점이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보낸 사람 메일 주소가 어느 국가 것인지를 국기 아이콘으로 표시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피싱 메일을 가려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현재 PC 화면에서 '이전 버전으로 가기' 버튼을 통해 기존의 메일 화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전 버전은 별도의 새 탭으로 제공되며, 이 탭을 사용하는 동안만 유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보안 관련 지적에 대해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발신자 주소를 표시하도록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