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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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불안 우려에 국제유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캐나다 키스톤 송유관 누출 사고 수습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15달러(3.03%) 상승한 배럴당 73.17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1.89달러(2.5%) 오른 배럴당 77.99달러로 집계됐다.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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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일제히 상승한 배경에는 지난 7일 발생한 키스톤 송유관 누출 사고가 있다. 키스톤 송유관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오일샌드 유전지역에서부터 미국 내 7개 주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와 텍사스, 오클라호마를 연결하는 미국 최대의 송유관이다. 사건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오클라호마주의 쿠싱 터미널로 연결되는 송유관의 캔자스주 ‘밀 크릭’ 구간에서 발생했다. 이번 송유관 파열 사태로 1만4000배럴 이상의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2013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기름 유출 사고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공급량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전망이 바뀌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송유관 운영업체인 캐나다의 TC에너지는 "송유관의 유출 원인을 아직 찾지 못했으며, 해당 송유관이 언제 재개될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짐 리터부쉬 리터부쉬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키스톤 송유관 수리가 예상보다 지연되는 것 같다"며 "쿠싱에서 재고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마니시 라지 벨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침체든 아니든, 여전히 사람들은 자신들의 휘발유 탱크를 채워야 한다"며 거래 심리가 경제 침체에서 송유관 유출에 따른 공급 우려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키스톤 송유관 유출 사태로 원유 시장에 하루 60만 배럴의 원유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결정 등으로 원유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유지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는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는 "유가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완화와 중국의 '성공적인' 경제 재개에 힘입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