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황이 격화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곡물 수출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거란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밀 수출국에서 내년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공급 불안을 부추겼다.

12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소맥 선물(내년 3월물) 가격은 부셸당 20.5센트(2.79%) 상승한 7.54달러에 장마감했다. 14개월 만의 최저치(7.29달러)에서 다소 반등한 수치다.
다시 격화된 전황에 국제 밀가격 2% 급등 [원자재 포커스]
··
미국의 밀 수출량은 감소세다. 지난 1~8일 미국의 소맥 수출량은 21만 8460t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만 5000t 감소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누적 밀 수출량은 1113만 5000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8만 6000t가량 더 적은 양을 수출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미국 곡창지대에서 수확량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공급량이 줄어들 거란 전문가들의 예상이 잇따랐다. 미 농무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WASDE)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캐나다는 내년 밀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세계 3위 밀 수출국인 캐나다는 올해 밀 생산량이 기존 추정치보다 130만t 감소한 3380만t을 기록할 거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종전 전망치에서 300만t을 줄인 1250만t을 수확할 거라고 관측했다. 2015년 이후 최저치를 찍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밀 수출 대국이 하향 조정하면서 세계 밀 생산량도 200만t가량 감소한 7억 8060만t으로 추산됐다.

호주는 210만t 증가한 3660만t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전반적인 밀 생산량 감소세를 억제하진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 전망치보다 150만t 증가한 1250만t을, 러시아는 100만t 증대된 4300만t으로 집계됐다. 전쟁 중인 국가에서 되레 낙관적인 생산 전망이 나온 것이다.

지난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황이 격화된 점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주일 동안 양측이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고공전을 펼치자 곡물 수출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거란 우려가 증폭됐다. 세계 1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콜라 솔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오데사항을 통한 수출이 중단되진 않지만, 수출에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오데사항과 연계된 에너지 기반시설을 폭격했기 때문이다.

서밋 커머디티 브로커리지의 톰 프리츠메이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철 곡물 운송 문제든, 전력 공급이든 우크라이나 곡물 물류에 분명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