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 방사선 피폭시 인체 위해도 평가…메시형 전산모델, 국제표준 채택
방사선 피폭에 따른 인체의 위해도를 평가할 땐 국제 사회가 공인한 ‘인체 전산모델’을 사용한다. 정확한 피폭량 평가를 위해서는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밀하게 표현하는 모델이 필요해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방사선 안전 및 방호에 관한 원칙과 기준을 국제사회에 권고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방사선방호 기관이다. ICRP는 현재 캐나다 오타와에 있으며, ‘일반인 연간 피폭 한도 1밀리시버트(mSv)’ 등을 규정한다. ICRP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을 기반으로 사람의 해부학적 구조를 표현하는 복셀(voxel) 형태의 국제표준 인체 전산모델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복셀은 볼륨(volume)과 픽셀(pixel)의 합성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으로, 미세한 복셀들이 벽돌을 쌓듯 인체 전산모델을 구성한다.

한양대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 방사선 피폭시 인체 위해도 평가…메시형 전산모델, 국제표준 채택
다만 복셀 모델은 블록 형태의 구조 때문에 장기 표면을 계단 형태로 표현하거나, 심지어 구멍이 뚫린 형태로 표현하는 단점이 있다. 또 매우 얇거나 작은 조직은 정의하지 못한다. 체형이나 자세를 변형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책임교수 김찬형)은 복셀이 아니라 사면체 메시(mesh:그물망)를 사용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사면체 메시형 전산모델은 부드러운 장기 표면을 표현할 수 있고, 매우 얇거나 작은 조직을 나타낼 수 있다. 다양한 체형과 자세로 변형도 쉽다.

ICRP도 이런 메시형 전산모델의 장점을 최근 받아들였다. 한양대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에서 개발한 메시형 성인 남녀 전산모델을 차세대 ICRP 국제표준 모델로 채택했다. 현재 간행물을 통해 이를 세계에 공식 배포하고 있다.

김찬형 교수(사진) 연구팀은 신생아, 1·5·10·15세 남녀로 구성된 메시형 소아 남녀 국제표준 전산모델 개발을 최근 추가로 마쳤다. 또 중재방사선 시술 중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량을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체 동작분석 카메라를 이용한 자세추적 기술과 자체 개발한 전산모델 자세 변형 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지난 18년간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200여 편, 학술대회 논문 570여 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20건을 등록했다. 김 교수는 “고품질 전산모델이 방사선 방호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 및 진단 등 의료 분야에서도 더 널리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