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유·무효 가를 '키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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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김동욱 변호사의 '노동법 인사이드'
김동욱 변호사의 '노동법 인사이드'
최근 임금피크제의 종류,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임금삭감의 정도, 대상조치의 유무 등을 불문하고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이 많은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최근 공공기관을 대리하여 고등법원에서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는 유의미한 판결을 받았다[대전고등법원 12. 7. 선고 (청주)2022나50254 판결].
해당 공공기관은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2016. 1. 1.부터 직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지급률을 임금피크에 적용을 받기 전의 90%, 70%, 60%로 정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있거나, 그 적용을 받은 뒤 퇴사한 직원들이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이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의 판단기준에 따를 때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설령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대법원 판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목적은 타당하고, 정년연장 자체가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에 해당하며, 임금피크제 운영의 개선을 위하여 노사가 근로시간 단축 등의 합의를 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임금피크제에 관해서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법리에 따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임금피크제를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선고된 후 노동계에서는 대법원에 의해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판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유형 및 구체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다는 것을 이유로 사용자를 상대로 임금 감액분을 청구하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밝히고 있듯이, 해당 판결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원칙적으로 유효인 것이다. 대전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구별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면 전부 무효라고 판단한 것도 아니다.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고 해도 대상조치를 어느 정도 하였는지,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얼마나 심대한지에 따라 그 유무효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대상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삭감되는 임금 총액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받을 수 있었던 전체 임금의 30-40% 정도이고, 그러한 임금삭감의 불이익을 보충하기 위한 대상조치가 성실하게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임금피크제는 합리성을 가진 제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는 그 종류를 막론하고 여전히 원칙적으로 유효한 제도라고 보아야 하고, 다만 불이익이 심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대전고등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점이 하나 있다. 해당 판결이 예비적 판결이유에서 밝히고 있듯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에도 법원이 그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설시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판단기준을 원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해당 판결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정년연장형의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무엇보다도 강한 대상조치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년이 연장되는 대가로 임금이 삭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도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삭감의 폭이 지나치게 큰 경우, 아무런 대상조치나 배려가 없는 경우에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평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사노무 담당자는 임금피크제를 설계하거나 이미 설계된 임금피크제를 평가함에 있어서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를 살펴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노동그룹장/중대재해대응센터장
해당 공공기관은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2016. 1. 1.부터 직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지급률을 임금피크에 적용을 받기 전의 90%, 70%, 60%로 정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있거나, 그 적용을 받은 뒤 퇴사한 직원들이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이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의 판단기준에 따를 때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설령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대법원 판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목적은 타당하고, 정년연장 자체가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에 해당하며, 임금피크제 운영의 개선을 위하여 노사가 근로시간 단축 등의 합의를 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임금피크제에 관해서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법리에 따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임금피크제를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선고된 후 노동계에서는 대법원에 의해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판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유형 및 구체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다는 것을 이유로 사용자를 상대로 임금 감액분을 청구하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밝히고 있듯이, 해당 판결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원칙적으로 유효인 것이다. 대전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구별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면 전부 무효라고 판단한 것도 아니다.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고 해도 대상조치를 어느 정도 하였는지,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얼마나 심대한지에 따라 그 유무효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대상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삭감되는 임금 총액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받을 수 있었던 전체 임금의 30-40% 정도이고, 그러한 임금삭감의 불이익을 보충하기 위한 대상조치가 성실하게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임금피크제는 합리성을 가진 제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는 그 종류를 막론하고 여전히 원칙적으로 유효한 제도라고 보아야 하고, 다만 불이익이 심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대전고등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점이 하나 있다. 해당 판결이 예비적 판결이유에서 밝히고 있듯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에도 법원이 그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판결이 설시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판단기준을 원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해당 판결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정년연장형의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무엇보다도 강한 대상조치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년이 연장되는 대가로 임금이 삭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도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삭감의 폭이 지나치게 큰 경우, 아무런 대상조치나 배려가 없는 경우에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평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사노무 담당자는 임금피크제를 설계하거나 이미 설계된 임금피크제를 평가함에 있어서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를 살펴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노동그룹장/중대재해대응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