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P 10% 과세' 보름 앞두고 고심커진 증권사들, 신규매수 제한에 시스템 개편도
미국 PTP(publicity traded partnership) 종목들에 대한 ‘매도금액의 10% 원천징수’가 불과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이 고심이 커졌다. 다수 증권사들이 PTP 종목에 대한 신규 매수 제한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살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PTP 종목들에 대한 신규 매수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과세 이슈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일부터 신규 매수 제한을 실시했고, 키움증권은 지난 12일부터 신규 매수를 제한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19일부터 KB증권은 27일부터 신규 매수를 제한키로 했다. 토스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신규 매수가 제한된다고 안내했다.

PTP는 원유·가스 등의 천연자원과 금·은·부동산·인프라 등의 분야에 파트너십 형태로 투자하는 합자회사를 말한다. 앞서 미국연방국세청(IRA)은 2023년 1월 1일부터 이러한 미국 PTP 종목을 외국인이 매도할 경우 매도금액의 10%를 원천 징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관련한 종목은 약 200개로 추산된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매수 제한을 놓고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살 권리를 증권사가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10%를 원천징수 하더라도 유망한 종목이라면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를 모두 막는 것이 옳으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 매수 제한을 검토 중이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아직 검토 중”이라고 했다.

세금 처리와 관련한 시스템 개편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과세 방식이 바뀌면서 내부 시스템을 개편해 PTP 종목들에 대한 별도 과세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를 내년 1월에 바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사에 구체적인 과세 관련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점도 개편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C 증권사 관계자는 “1월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만약 개편이 늦어진다면 직원들이 수기로 세금 처리를 해야 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과세 가이드라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기존에 언급된 방안들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편 중이다”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