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대 가려 자퇴…'의대생 사관학교'된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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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퇴생 330명 역대 최대
의대 정원은 20년째 그대로
수재들 의약계 쏠림현상 심화
취업난에 전문직 선호도 높아져
지방의대 합격선도 계속 상승
작년 자퇴생 86% 대부분 의약대 진학
![지방의대 가려 자퇴…'의대생 사관학교'된 서울대](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106563.1.jpg)
서울대 자연계열 일반학과의 평균 합격선은 399.2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의대 최하위권인 제주대 조선대 등(401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약학과도 강세다.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인(in) 서울’ 약대 합격선이 396~397점으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등 자연계열 중위권학과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의대 가려 자퇴…'의대생 사관학교'된 서울대](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106562.1.jpg)
‘밥그릇 지키기’에 묶인 의대 정원
의사 소득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도 의대 선호 경향이 강해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 7월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 201만 명의 소득을 분석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의사 평균 연봉은 2억3070만원이었다. 대기업 직원 평균(7008만원)의 세 배를 넘는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고소득 직업 순위에서 상위 10개 직업 중 9개가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의사였다. 임금상승률도 일반직보다 가파르다. 2010~2020년 연평균 인상률이 5.2%(고용노동부)에 달했다.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의 최근 5년 평균 인상률(3.6%), 공무원 평균 인상률(1.9%)보다 높다.한국 의사 수는 1000명당 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국민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량은 약 3배 높다. 의사 1명이 진료하는 환자 수가 OECD 평균의 6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서 꾸준히 나왔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반발하고 있어서 20년째 3000명 선에 머물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8일 공청회를 통해 필수의료 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기에서도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논의는 빠졌다. KAIST·포스텍 등이 의사과학자 전문양성을 위한 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의협의 ‘밥그릇 지키기’에 가로막혀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수요와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수재들의 의약대 쏠림현상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