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합창' 지휘하는 김선욱 "지금은 지휘에 제 인생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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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공연 일주일 전 합류…"연주든 지휘든 모두 음악을 만드는 과정"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이 베토벤 '합창' 교향곡의 첫 지휘 무대에 오른다.
김선욱은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15∼16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합창' 공연의 지휘자로 나선다.
당초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할 계획이었으나 벤스케 감독이 지난 7일 낙상 사고로 골절상을 입으면서 급작스럽게 지휘를 맡게 됐다.
공연을 앞두고 지난 13일 종로구 서울시향 리허설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선욱은 지휘 제안을 받은 당시를 "만 34년 일생에서 가장 깊은 고심을 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김선욱은 공연을 일주일, 리허설은 나흘가량 앞둔 시점인 지난 7일 서울시향으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았다.
공연을 준비하기엔 턱없이 촉박한 시간이라는 생각에 반나절 정도 고민을 했으나 결국 수락하게 된 이유는 "결국 베토벤이라서"였다.
"1999년 정명훈 선생님의 지휘로 처음 '합창' 실연을 들었던 초등학생 시절부터 '내가 이 곡을 지휘할 날이 올까'란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은 원한다고 해서 쉽게 지휘할 기회가 오는 곡이 아니에요.
오케스트라의 사이즈도 워낙 크고 합창단 등 수많은 노고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공연이죠. 이번 기회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죠."
제안을 수락한 김선욱은 그날부터 첫 리허설 전까지 나흘간 호텔 방에서 종일 스스로 갇힌 채로 악보 공부를 시작했다.
나흘간 하루에 14∼15시간 동안 악보를 봤다는 그는 "살면서 이렇게까지 온 영혼과 정성을 바쳐서 한 게 얼마 만인가 싶을 만큼 열중해서 했다"고 돌아봤다.
피아니스트로서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지만 지휘자로서는 지난해 초 처음 데뷔 무대를 가진 '신인'이다.
갑작스럽게 서게 된 큰 무대에 긴장할 법도 하지만 그에게서는 긴장보다는 베토벤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더 느껴졌다.
이미 십여 년 전 피아니스트로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마친 그는 "베토벤이란 작곡가에 대한 개인적 생각과 해석은 이미 있고, 이것이 교향곡으로 옮겨진다고 해서 더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현악 사중주, 교향곡은 모두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어요.
특정 악기를 위해 작곡을 한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이상을 순간순간 음악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죠.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작곡했을 테니, 연주할 때도 항상 마음에서 우러나왔을 소리와 음향이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피아노를 칠 때든 교향곡 연주든 똑같아요.
" 현재 김선욱처럼 국내에서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모두 하는 음악가는 흔치 않다.
김선욱은 "피아노와 지휘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주자와 지휘자로서의 모습 모두 '음악가 김선욱'임을 강조했다.
"가끔 지휘를 하면 이제 피아노는 안 치는 거냐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은 없어요.
저는 피아노를 칠 때든 지휘할 때든 '피아노를 친다, 지휘한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둘 다 음악을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행위죠."
어린 시절부터 원래 지휘자를 꿈꿨다는 그는 "어쩌다 보니 피아노 연주가 많이 잡혀서 피아니스트로 살아왔던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지휘에 내 인생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음악가로서 갈 길은 멉니다.
정명훈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보면 해주시는 말은 항상 '시간이 걸린다'는 것 하나뿐이에요.
이번처럼 공연할 때마다 최대한 많이 배우고 체득하려고 합니다.
베토벤을 사랑하고 자주 연주한 저와 단원들의 '합창'을 들으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연합뉴스
김선욱은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15∼16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합창' 공연의 지휘자로 나선다.
당초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할 계획이었으나 벤스케 감독이 지난 7일 낙상 사고로 골절상을 입으면서 급작스럽게 지휘를 맡게 됐다.
공연을 앞두고 지난 13일 종로구 서울시향 리허설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선욱은 지휘 제안을 받은 당시를 "만 34년 일생에서 가장 깊은 고심을 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김선욱은 공연을 일주일, 리허설은 나흘가량 앞둔 시점인 지난 7일 서울시향으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았다.
공연을 준비하기엔 턱없이 촉박한 시간이라는 생각에 반나절 정도 고민을 했으나 결국 수락하게 된 이유는 "결국 베토벤이라서"였다.
"1999년 정명훈 선생님의 지휘로 처음 '합창' 실연을 들었던 초등학생 시절부터 '내가 이 곡을 지휘할 날이 올까'란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은 원한다고 해서 쉽게 지휘할 기회가 오는 곡이 아니에요.
오케스트라의 사이즈도 워낙 크고 합창단 등 수많은 노고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공연이죠. 이번 기회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죠."
제안을 수락한 김선욱은 그날부터 첫 리허설 전까지 나흘간 호텔 방에서 종일 스스로 갇힌 채로 악보 공부를 시작했다.
나흘간 하루에 14∼15시간 동안 악보를 봤다는 그는 "살면서 이렇게까지 온 영혼과 정성을 바쳐서 한 게 얼마 만인가 싶을 만큼 열중해서 했다"고 돌아봤다.
피아니스트로서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지만 지휘자로서는 지난해 초 처음 데뷔 무대를 가진 '신인'이다.
갑작스럽게 서게 된 큰 무대에 긴장할 법도 하지만 그에게서는 긴장보다는 베토벤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더 느껴졌다.
이미 십여 년 전 피아니스트로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마친 그는 "베토벤이란 작곡가에 대한 개인적 생각과 해석은 이미 있고, 이것이 교향곡으로 옮겨진다고 해서 더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현악 사중주, 교향곡은 모두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어요.
특정 악기를 위해 작곡을 한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이상을 순간순간 음악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죠.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작곡했을 테니, 연주할 때도 항상 마음에서 우러나왔을 소리와 음향이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피아노를 칠 때든 교향곡 연주든 똑같아요.
" 현재 김선욱처럼 국내에서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모두 하는 음악가는 흔치 않다.
김선욱은 "피아노와 지휘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주자와 지휘자로서의 모습 모두 '음악가 김선욱'임을 강조했다.
"가끔 지휘를 하면 이제 피아노는 안 치는 거냐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은 없어요.
저는 피아노를 칠 때든 지휘할 때든 '피아노를 친다, 지휘한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둘 다 음악을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행위죠."
어린 시절부터 원래 지휘자를 꿈꿨다는 그는 "어쩌다 보니 피아노 연주가 많이 잡혀서 피아니스트로 살아왔던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지휘에 내 인생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음악가로서 갈 길은 멉니다.
정명훈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보면 해주시는 말은 항상 '시간이 걸린다'는 것 하나뿐이에요.
이번처럼 공연할 때마다 최대한 많이 배우고 체득하려고 합니다.
베토벤을 사랑하고 자주 연주한 저와 단원들의 '합창'을 들으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