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공개한 한복 홍보 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됐다. /사진=SNS
부산시가 공개한 한복 홍보 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됐다. /사진=SNS
부산시가 공개한 한복 홍보 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사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의 배경 중 한 곳이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적산가옥이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며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상에 등장하는 공간에 대해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고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하필 한복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뭘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 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면서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