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직원이 매장에서 밀키트를 진열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직원이 매장에서 밀키트를 진열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밀키트에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연간 종이 사용량 1800t, 플라스틱 사용량 130여t을 감축하는 등 유통업계의 친환경 행보를 선도해나가겠다는 목표다.

○재생원료 등으로 패키지 교체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피코크 밀키트 전체 50종 중 15개 상품의 패키지를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했다. 이어 내년 1분기까지 모든 밀키트 상품의 패키지를 ‘친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재활용 폐기물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밀키트 패키지를 개발했다. 먼저 합성수지 페트(PET)로 만들어지는 덮개 부분은 재생원료를 50% 함유한 소재로 바꿔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종전의 밀키트 용기 부분은 크라프트지를 코팅해 만들었던 반면, 친환경 패키지는 코팅 없이 자연에서 일정 조건에 생분해되는 대나무와 사탕수수를 배합해 제작했다. 특히 기존 종이 용기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 다회용기로 재사용도 가능하다.

친환경 패키지는 용기 덮개 일부분에 레시피를 직접 프린팅해 종이 사용량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기존 밀키트의 경우 용기 안에 레시피를 설명하는 종이 카드가 들어간다.

레시피가 복잡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직접 프린트하는 방식을 채택해 레시피 카드를 제거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밀키트 용기의 뚜껑이 빠지지 않도록 두르는 종이띠를 제작할 때 사용했던 일반 코팅 종이는 재생펄프가 30% 함유된 국제산림관리협회(FSC) 인증 종이로 교체했다. 이 외에도 식자재를 포장하는 비닐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재료는 함께 포장하는 등 비닐 사용 최소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이마트는 강조했다.

○“친환경 소재 사용 선도”

이마트는 친환경 패키지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800t의 종이 사용량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이마트의 밀키트 판매량은 연간 약 600만 개”라며 “기존 밀키트 패키지에 사용된 종이의 무게는 약 300g으로 이를 곱하면 연간 약 1800t의 종이 사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기 덮개를 재생원료가 50% 함유된 PET로 교체하면서 연간 130여t의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마트가 먼저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해 타 브랜드에서도 사용이 증가한다면 사회적으로 환경적 기여는 더욱 커질 것이란 게 회사의 기대다.

이마트가 이처럼 친환경 패키지를 개발한 이유는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폐기물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활용 폐기물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약 7200만t에 이른다.

밀키트 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도 폐기물 증가 우려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20년 1882억원에서 지난해 2587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약 3362억원 수준의 시장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밀키트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인 만큼, 재활용 폐기물 증가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고 친환경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최현 이마트 피코크담당은 “밀키트 시장 초기부터 패키지 개선에 대한 소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해 친환경 패키지를 개발하게 됐다”며 “피코크뿐만 아니라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타 브랜드 밀키트에도 패키지를 적용해 친환경 행보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