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인터뷰

테마주, 알고 보면 미래 성장주 각축전
리튬 테마주…CB 등 회사채 잔액 확인해야
"리튬 사업 실체 여부에 따라 투자법도 달라져"
[마켓PRO] "리튬 테마주,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하지만…그래도 관심 가져야"
"요즘 같은 장에선 테마 투자 전략은 나름 쏠쏠한 수익을 안겨줍니다. 저는 리튬 관련 테마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리튬 테마도 단기와 장기 투자법으로 나눠지는데, 사업 실체 여부에 따라 투자법이 달라집니다. 실체가 없는 종목의 경우 단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죠."

전직 펀드매니저이자 투자자문사를 운영 중인 A대표는 테마주 옥석 가리기의 첫 번째 관문으로 '테마 주제 파악'이라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테마인지를 판단하라는 설명이다. 테마주가 항상 실체 없이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테마주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나 새로운 사회경제적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A대표는 리튬 테마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해당 테마에서 쏠쏠한 수익을 올렸음에도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질 테마로 보고 있다. 과거 '닷컴 버블'이 꺼지고 난 뒤에도 카카오(다음)와 네이버는 살아남았듯 미래 산업을 이끌 종목을 찾고 있단 의미다.

실체 없는 리튬 테마주…투자해도 될까?

리튬 테마에 속한 개별 기업의 밸류에이션 평가는 쉽지 않다. 사업목적 추가 등으로 리튬 관련 테마에 들어갈 수는 있으나 실질 사업에서 얼마큼의 수익이 날지는 예상하기 힘들어서다. A대표는 테마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시장의 분위기라고 말한다. 그가 리튬 테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리튬 관련 종목들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에 상장한 폐전지 업체인 세빗캠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A대표는 폐전지 재활용 사업 뒤엔 리튬 확보라는 니즈가 숨어있는 것으로 봤다.

그는 우선 리튬 테마에서 '실체가 있는 종목'과 '실체가 아직 없는 종목'으로 분류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실체란 카더라식 소문이 아닌 '실적'이나 '증권사 리포트'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실체 없는 종목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

A대표는 아직 실체가 없는 종목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회사채 잔액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한다. 그는 "실체가 당장 없는 리튬 테마주의 경우 단기적인 주가 급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종목을 투자할 때는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의 잔액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리튬 테마로 묶인 뒤 회사채를 주식으로 털어내기 위한 작업으로 본 것.

CB 등 회사채 잔액을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분기 등 사업보고서에서 얼마나 남아있는지, 전환가액이 얼마인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A대표는 "여기서 물량과 전환가액이 중요한데, 현 주가 대비 전환가액이 높을 경우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식 전환에 따른) 신주상장일 이전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방법은 테마 단기 투자법에 속한다고 A대표는 말한다. 이 투자법은 단기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상당하다. 그는 "단기 투자법에 속하는 대부분의 종목은 사업의 실체보단 기대 심리로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짙은데, CB 잔액 확인만으로도 매매 타이밍을 추측할 수 있다"면서도 "혹여나 매매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큰 폭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블 속 투자 기회"…리튬 테마 실체 있는 종목은?

그럼에도 A대표는 리튬 테마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리튬 테마에서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과거 닷컴 버블 때처럼 투기성이 짙어지고 있다"면서도 "버블이 있는 곳에서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버블 속에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대표는 리튬 테마 투자와 관련해선 단기 투자법보단 종목 옥석 가리기를 통해 장기적인 접근을 추천한다. 현재 A대표는 리튬 테마 투자에서 POSCO홀딩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보유 비중을 높였으며, 현재도 꽤 괜찮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POSCO홀딩스 현 주가는 상반기 대비 20% 넘게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가 POSCO홀딩스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실체가 있다는 이유가 컸다. 보유 중인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를 비롯해 리튬 관련 사업 투자금 진행이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고 A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리튬 테마에선 POSCO홀딩스처럼 실체(실적이나 증권사 리포트 기준)가 있는 종목은 별로 없다"면서 "향후 리튬과 관련해 시장에 밸류에이션이 반영될 경우 POSCO홀딩스가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닷컴 버블 시절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작년 말부터 리튬 관련 기업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A대표는 "테마주는 한때 열풍을 일으켰다가 어느 순간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곤 한다"면서도 "테마를 잘 살핀다면 미래 성장주를 남보다 앞서 골라낼 수 있다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