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높이서 車 떨어뜨리고 옆으로 굴리기까지… [영상]
"충돌을 위한 시설이에요. 연 300회 충돌 실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자동차 세이프티 센터(Volvo Cars Safety Centre). 가이드를 맡은 볼보 직원은 이같이 소개했다. 세이프티 센터는 '안전의 볼보'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심장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은 평균 하루 한 대의 차량 충돌 테스트를 통해 수많은 교통 상황 및 사고를 시연하고 사망자나 심각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게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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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전기차 C40도 거쳐간 세이프티 센터

볼보에서 출시되는 모든 차량이 이곳을 거쳐 간다. 하지만 처음부터 세이프티 센터에서 충돌 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여러 사고 가능성을 재현해 컴퓨팅 시뮬레이터로 돌려본 이후, 실제로 세이프티 센터에서 충돌 실험을 한다.

현지 관계자는 "컴퓨팅 시뮬레이터를 개선하기 위해 실제 충돌 실험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실제 충돌 실험을 진행하면서 수천 회를 시도해도 찾을 수 없는 것이나, 실제 컴퓨팅 시뮬레이터에서 얻은 결과와 실제 충돌 실험 결과가 일치하는지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전기차도 예외는 없다. 볼보의 순수 전기차 C40도 세이프티 센터에서 충돌 실험을 거쳤다. 현지 관계자는 "C40은 몇천 번의 컴퓨팅 시뮬레이터 과정과 세이프티 센터에서 약 150회의 충돌 실험을 거쳤다. 화재 발생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출시 예정인 볼보의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도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1000회 이상 실시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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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부터 850t 대형 방호 울타리까지...다양한 방식으로 실험

세이프티 센터 안에는 충돌 실험을 위한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다. 센터 안에 들어가자마자 대형 방호 울타리를 볼 수 있었다.

이 방호 울타리는 850t으로 전면·후면·측면 추돌을 실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지 관계자는 "트럭의 충돌도 견디는 무게"라면서 "충돌 방향도 정면, 사이드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바꿔가며 실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울타리는 에어 쿠션을 이용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

방호 울타리의 앞·뒤쪽으로는 길이 108m와 154m에 달하는 2개의 트랙이 있다. 154m 길이 트랙은 방호 울타리와 충돌하는 장면을 볼 수 있고, 108m의 두 번째 트랙은 0~90도까지 변경해가며 여러 각도 및 속도에서의 충돌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특히 최대 시속 120㎞에서 두 대의 움직이는 차량 간 충돌 실험도 가능하다.

볼보의 세이프티 센터가 특별한 이유는 다양한 '더미'(차량 충돌 실험에 사용되는 인체 모형)로의 실험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사람 더미의 경우 여성·남성, 3살·6살 아이, 임산부 등과 같이 특징을 세분화해 충돌 실험을 진행한다. 독특한 건 무스와 같은 동물 더미로도 실험이 진행된다는 점. 이날 세이프티 센터에서도 무스 더미를 볼 수 있었다. 동물 더미로 충돌 실험이 진행되는 이유는 로드킬시 운전자나 탑승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테스트 차량과 더미, 방호 울타리에는 일련의 상황을 추적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돼 있으며 고화질 카메라 수십 개가 모든 각도에서 해당 충돌 테스트를 기록으로 남긴다.

볼보는 극한의 충돌 상황 및 심각한 차량 손상에도 따른 구조대의 인명구조 기술을 연마할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 볼보자동차는 극단적 충돌 상황에서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 및 구출하기 위한 매뉴얼 마련을 위해 30m 높이 크레인에서 볼보 신차 10대를 떨어뜨리는 낙하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도 볼보의 세이프티 센터를 찾기도 한다고 현지 볼보 직원은 전했다. 그는 "타 브랜드도 이곳에서 더미 개수나 실험 유형을 달리하며 이곳에서 실험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예테보리(스웨덴)=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