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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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산식품 수출이 4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바다의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이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액이 올해 목표인 30억달러(약 3조8700억원)를 조기 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26억1000만달러)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해수부는 올해 수산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초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수산식품은 전 세계 139개국에 수출됐다. 품목 중엔 김 수출액이 6억2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한국 김은 2010년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이래 꾸준히 성장해 약 10년만에 6배 이상으로 커졌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0%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경규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김스낵·부각 등 해외 소비자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 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점 등이 주효했다"며 "김은 양식, 가공, 유통 등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뤄져 수출 시 국내로 돌아오는 부가가치가 많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형 원양 선단이 구축된 참치 수출액이 5억8000만달러로 두 번째로 높았다. 중국의 까다로운 코로나19 방역 정책 여파로 러시아산 수산물이 국내 가공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되는 형태의 무역이 늘면서 명태 수출액이 2억6000만달러, 대구 수출액이 1억20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4%, 41%씩 크게 늘었다.

해수부는 이 같은 올해 성과를 분석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수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해수부는 2020년부터 전남권, 부산권 등에 가공과 연구개발(R&D), 수출 지원 등 기능이 한데 모인 수산식품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김과 참치 등 주력 수출 품목 외에도 명태, 이빨고기(메로), 연어 등 한국 연안에서 잡히지 않는 수산물이 한국으로 수입된 뒤 가공을 거쳐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 실장은 "올해 중국 방역 정책 여파로 한국에서 가공을 거쳐 수출되는 수산물의 규모가 늘었다"며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국내 가공 역량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국가 전체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도 수산업계의 노력이 올해 목표치 30억달러 조기 달성이라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