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진이 제이홉에게 선물한 딸기. /SNS 캡처
방탄소년단 진이 제이홉에게 선물한 딸기. /SNS 캡처
“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멤버가 먹는 과일을 사달라더라고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키우는 주부 양모 씨(45)는 딸들 덕분에 ‘두리향 딸기’라는 과일을 알게 됐다. 일반 딸기보다 최대 40~50% 당도가 높고 두리향 특유의 상큼한 향기를 지닌 이 과일은 BTS 멤버 진이 지인들에게 선물했다고 알려져 유명해졌다.

두리향 딸기는 BTS 진이 딸기 농장을 방문한 후 맛에 반해 멤버 제이홉과 유명 셰프 이연복 씨를 비롯해 지인들에게 선물한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후 이 딸기는 판매되기만 하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일반 딸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양 씨는 BTS 팬인 딸들이 두리향 딸기를 고집해 마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과일 가게에서 종종 구입한다. 그는 “처음엔 딸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샀는데 먹어보니 달고 맛있어서 올 겨울에도 종종 사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칼립소 망고. /이마트 제공
칼립소 망고. /이마트 제공
양 씨처럼 최근 이색 과일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색 과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마트도 판매를 늘리는 분위기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도 크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트들은 칼립소 망고·레드키위·두리향 딸기 등 이색 과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 들어 달러 강세 여파로 국산 과일 인기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과일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당도가 높거나 알이 굵은 신품종 과일이 관심거리다.

이색 과일 열풍에는 SNS가 한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이색 과일 시식 인증샷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한정판 과일이 ‘힙(hip)한 소비’ 양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기가 많은 과일 중 하나는 호주산 ‘칼립소 망고’다. 최근 이마트가 판매를 시작했는데, 씨가 작고 껍질이 얇아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많지만 얇은 껍질 탓에 후숙이 빨라 국내에선 보기 힘들었다. 이마트는 칼립소 망고를 가장 신선한 형태로 선보이기 위해 3주 이상 걸리는 해상 운송이 아닌 3일 이내 도착하는 항공 운송을 활용 중이다. 칼립소 망고(2입) 가격은 1만1980원(포인트 적립 시)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과일로 꼽힌다.

이마트는 일반 블루베리 대비 4mm 이상 더 큰 프리미엄 블루베리 ‘유레카’도 들여왔다. 아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일반 블루베리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높은데도 일부 점포에선 내놓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붉은색이 독특한 레드키위도 예약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키위보다 당도가 높은 데다 색깔이 특이해 샐러드나 장식 등으로도 쓰인다.

딸기 신품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홈플러스 역시 판매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선명한 붉은 색감에 뾰족하고 길쭉한 모양이 특징인 장희딸기와 비타민C의 함량 비율이 높은 비타베리 등이 있다. 올해는 과즙이 풍부하고 청포도 같은 청량한 맛이 나는 홍희딸기와 눈처럼 하얀 색깔이 돋보이는 화이트베리 딸기도 출시했다. 한 대형마트 수입과일 바이어는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기호가 다양해지는 만큼 이색 품종들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