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기술연구단 연구원들이 양자인터넷을 구현하는 ‘비선형 유사위상정합 광집적회로 칩’을 개발하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기술연구단 연구원들이 양자인터넷을 구현하는 ‘비선형 유사위상정합 광집적회로 칩’을 개발하고 있다. /ETRI 제공
양자 인터넷은 큐비트(양자비트)의 중첩·얽힘 등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미래 기술이다. 도청이나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인터넷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양자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는 ‘리튬나이오븀 산화물 기반 비선형 유사위상정합 광집적회로 칩’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ETRI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양자 인터넷의 신뢰도를 높이고, 양자 얽힘을 고속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15~17일 과기정통부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여는 ‘2022 대한민국 과학기술 대전’에서는 이 같은 미래 기술 연구개발(R&D) 성과가 전시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초격차 기술관, 양자컴퓨터·우주 등 각국의 패권 경쟁이 한창인 기술을 소개하는 미래연구관, 사회문제 해결 기술확산관 세 가지 주제로 나눴다.

수소 생산 기술도 소개된다. 수소경제는 수전해 플랜트로부터 생산한 수소를 발전소(연료전지 등) 또는 차량·선박·철도·항공 동력원으로 쓰거나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공정에 적용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 롯데 한화 두산 효성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수소경제 시대에서 앞서나갈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고효율로 추출할 수 있는 신개념 촉매를 개발했다. 촉매 표면에 루테늄 전자가 많을수록 암모니아에서 질소가 잘 떨어져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암모니아 분해 성능이 높은 세륨과 란타넘에 루테늄을 고르게 도핑한 촉매를 제작했다.

소재·부품·장비 관련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 내성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 초미세 회로 패턴대로 기판을 잘라내는 식각 공정에서 오염물 발생을 줄이면서 웨이퍼 생산성을 높이는 소재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 성과를 처음 국민에게 대규모로 자세히 알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