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 "안중근과 어머니 연기·노래 완벽…뮤지컬 관객도 만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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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영화 '영웅' 들고 온 윤제균 감독
국제시장 만든 '쌍천만 감독'
"안중근 의사 모친 노래가
이 영화의 진짜 클라이맥스
이 겨울 가슴 뜨겁게하는 영화"
국제시장 만든 '쌍천만 감독'
"안중근 의사 모친 노래가
이 영화의 진짜 클라이맥스
이 겨울 가슴 뜨겁게하는 영화"
“영화 ‘영웅’을 만들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뮤지컬을 먼저 본 사람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 다른 나라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것.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자부합니다.”
1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제균 영화감독(53·사진)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에 각각 1000만 명 넘는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쌍천만 감독’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 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웅’을 알리기 위해 이날 기자들을 만났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윤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원작은 뮤지컬 ‘영웅’이다. 하지만 줄거리는 다소 다르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보면서 저의 마음이 가장 많이 움직인 대목은 안중근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얘기였다”며 “그래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가 아니라 조 여사가 일본군에 붙잡힌 아들을 떠올리며 노래를 부를 때로 잡았다”고 했다.
‘영웅’은 그에게도, 한국 영화계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국내 관객에게는 생소한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배우들의 노래를 별도로 녹음하지 않고, 현장에서 라이브로 부른 걸 그대로 담았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라이브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재촬영의 연속이었다. 그는 “연기는 잘했는데 음정이 나가는가 하면, 노래는 좋았는데 연기가 아쉬운 사례가 허다했다”며 “연기와 노래 모두 만족스러울 때까지 반복하다 보니 한 장면을 30번 넘게 촬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야외 촬영 땐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 소리, 벌레 소리 하나 때문에 새로 찍기도 했다.
배우들은 군말 없이 따랐다. “완벽한 장면만 싣자”는 윤 감독의 뜻에 공감해서다. 윤 감독은 “정성화 배우(안중근 역)는 ‘영웅’ 촬영이 끝난 뒤 다른 작품을 찍느라 몸무게를 늘렸는데, 재촬영을 하자고 하니 1주일 만에 다시 살을 빼고 나타났다”며 “다른 배우들도 촬영을 끝내면 모두 탈진할 정도로 온 힘을 다 썼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이 고되다 보니 ‘괜히 라이브를 고집했나’ 하는 후회가 수없이 밀려들었다고 윤 감독은 고백했다. 그때마다 ‘쉬운 길로 빠지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저의 좌우명이 ‘100을 기대하면 200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자’는 겁니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요. 라이브 뮤지컬 영화를 또 찍자고 하면 거절할 것 같아요. 하하.”
안중근의 삶처럼 영화 ‘영웅’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다. 이날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대작 ‘아바타: 물의 길’을 상대해야 해서다. 그는 “권투로 치면 마이크 타이슨을 상대로 맞은 셈”이라면서도 “승산은 있다”고 했다.
“‘영웅’과 ‘아바타’는 아예 장르가 다른 영화입니다. ‘아바타’가 시각적으로 즐거운 영화라면, ‘영웅’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죠. 요즘 다들 힘든 시기잖아요. 시대의 어려움을 뚫고 나간 안중근 의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어깨를 토닥여줄 것입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1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제균 영화감독(53·사진)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에 각각 1000만 명 넘는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쌍천만 감독’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 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웅’을 알리기 위해 이날 기자들을 만났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윤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원작은 뮤지컬 ‘영웅’이다. 하지만 줄거리는 다소 다르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보면서 저의 마음이 가장 많이 움직인 대목은 안중근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얘기였다”며 “그래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가 아니라 조 여사가 일본군에 붙잡힌 아들을 떠올리며 노래를 부를 때로 잡았다”고 했다.
‘영웅’은 그에게도, 한국 영화계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국내 관객에게는 생소한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배우들의 노래를 별도로 녹음하지 않고, 현장에서 라이브로 부른 걸 그대로 담았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라이브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재촬영의 연속이었다. 그는 “연기는 잘했는데 음정이 나가는가 하면, 노래는 좋았는데 연기가 아쉬운 사례가 허다했다”며 “연기와 노래 모두 만족스러울 때까지 반복하다 보니 한 장면을 30번 넘게 촬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야외 촬영 땐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 소리, 벌레 소리 하나 때문에 새로 찍기도 했다.
배우들은 군말 없이 따랐다. “완벽한 장면만 싣자”는 윤 감독의 뜻에 공감해서다. 윤 감독은 “정성화 배우(안중근 역)는 ‘영웅’ 촬영이 끝난 뒤 다른 작품을 찍느라 몸무게를 늘렸는데, 재촬영을 하자고 하니 1주일 만에 다시 살을 빼고 나타났다”며 “다른 배우들도 촬영을 끝내면 모두 탈진할 정도로 온 힘을 다 썼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이 고되다 보니 ‘괜히 라이브를 고집했나’ 하는 후회가 수없이 밀려들었다고 윤 감독은 고백했다. 그때마다 ‘쉬운 길로 빠지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저의 좌우명이 ‘100을 기대하면 200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자’는 겁니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요. 라이브 뮤지컬 영화를 또 찍자고 하면 거절할 것 같아요. 하하.”
안중근의 삶처럼 영화 ‘영웅’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다. 이날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대작 ‘아바타: 물의 길’을 상대해야 해서다. 그는 “권투로 치면 마이크 타이슨을 상대로 맞은 셈”이라면서도 “승산은 있다”고 했다.
“‘영웅’과 ‘아바타’는 아예 장르가 다른 영화입니다. ‘아바타’가 시각적으로 즐거운 영화라면, ‘영웅’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죠. 요즘 다들 힘든 시기잖아요. 시대의 어려움을 뚫고 나간 안중근 의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어깨를 토닥여줄 것입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