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주최로 진행된 병아리 분쇄 도살 중단 촉구 피켓시위.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주최로 진행된 병아리 분쇄 도살 중단 촉구 피켓시위. /사진=연합뉴스
암탉 유전자를 편집해 수컷 배아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 대학살이 멈출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이스라엘 연구진이 이 같은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유발 시나몬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매년 수십억 마리의 수컷 병아리가 도살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나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를 편집한 '골다 암탉'이 동물 복지에 미칠 영향은 지대하며, 이 암탉이 낳은 달걀에는 유전자 조작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골다 암탉이 낳은 달걀에 청광을 몇 시간 쪼이면 유전자 조작 DNA가 활성화돼 수탉 배아 생성을 억제하고, 이 과정에서 암탉 배아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부화 과정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달걀에 청광을 쪼인다는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먹던 달걀과 똑같은 달걀을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몬 박사팀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동물 복지 단체인 '컴패션 인 월드 파밍'(CIWF) 관계자들이 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 과정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CIWF의 수석 정책 자문인 피터 스티븐슨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동물 복지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발전을 이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축에 대한 유전자 편집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이번은 예외적인 경우"라면서 "나와 CIWF 동료들 모두 이번 연구 성과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상업용 농장에서 제한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는 법안이 의회에 계류 중이며, 내년 초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유전자 관련 규제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