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블룸버그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블룸버그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 결과에서 시장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던 미국 중앙은행도(Fed)의 기조가 확인됐다. 증권가에선 투자자들이 Fed와의 간극을 확인한 가운데, 증시는 물가하락 동력(모멘텀)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꺾고자 하는 Fed의 의지에 영향을 받으면서 지금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4.25%~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인상폭은 기존 네 차례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낮아졌다.

또 이날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금리 전망을 취합한 지표)에서 내년 최종금리를 종전 예상치보다 높은 5∼5.25%(중간값 5.1%)로 내놓았다. 이와 함께 내년 중에는 금리인하로 전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의 5%와 3%'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남아있기 때문에 높은 기준금리 유지를 언급했다"며 "이를 비틀어서 보면 금리를 올려도 내리지 못하는 인플레이션이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추정된다. Fed 전망대로 내년 말까지 5%를 넘는 기준금리를 유지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은 3%를 넘고 실업률은 자연실업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초에는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빠르게 내려가다가 중반부에 막히는 시나리오와 유사해 보인다"며 "유동성 때문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통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이민 노동자 축소,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등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인플레이션까지는 통제하기 어렵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과 Fed의 간극을 확인한 메시지였다고 짚었다. 그는 "FOMC 성명서 발표 전까지 관망세를 보이던 미국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하락했다"며 "최근 2개월간의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진전을 보고 있으나 추가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는 물가상승 둔화에 대해 투자자들과 Fed의 인식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봤다.

그는 "파월 의장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발언한 점도 실망감을 안겨준 요인"이라며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물가상승세 둔화를 확인하며 Fed 피봇(Pivot)을 기대할 것이며, Fed는 노동시장의 정상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하락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꺾으려는 Fed의 의지에 영향을 받으며 지수는 현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