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요 전망 늘면서 유가 3거래일 연속 상승 [오늘의 유가 동향]
14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9달러(2.51%) 오른 배럴당 77.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종가는 이달 2일 79.98달러를 찍은 이후 최고치다.

최근 유가 상승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요 전망치 상향 소식과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전 세계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23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예상치보다 하루 14만 배럴 늘어난 것이다.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은 하루 170만 배럴로 기존보다 10만 배럴 높였다.

IEA가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여러 지정학적 이슈가 겹쳤기 때문이다. IEA에 따르면 유럽의 많은 제조업체가 에너지 위기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기존 원료 에너지를 경유로 대체하고 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것도 작용했다. 중국 경제가 살아날 경우 원유 수요량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EA는 전 세계 올해 총 원유 수요가 하루 9990만 배럴에 달하고, 내년에는 하루 1억16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가 각각 하루 250만 배럴, 2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달러화 약세도 원유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기준금리를 50bp 올리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나서자 달러화도 약세로 나타냈다.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13.77을 기록하며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Fed가 내년 중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수준을 5.1%로 예상했다. 앞서 9월 FOMC 때엔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4.6%로 예상했는데 0.5%포인트 올렸다. Fed는 내년 말 기준금리를 5.1%로 올린 뒤 2024년에 4.1%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점도표 상으로만 보면 일러야 2023년 하반기나 2024년에나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