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의도 한양아파트, 54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
서울 여의도 한양 아파트가 상가와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최고 54층 대형 주상복합 단지로 재건축된다.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지난 14일 신속통합 기획 주민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한양 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는 조만간 신통기획안을 확정한 뒤 주민 동의 절차를 거쳐 내년 정비계획을 변경 지정할 방침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1975년 준공된 최고 12층, 588가구 규모의 기존 한양 아파트는 최고 높이 200m(층고에 따라 50~60층)의 약 1000가구 규모 단지로 재건축된다. 주상복합 형태 단지를 조성해 아파트 이외에도 상가와 오피스텔을 함께 짓기로 했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을 실시해 용적률을 252%에서 600%까지 높인다. 종상향을 하는 대신 토지를 기부채납해 대교아파트와의 사이에 도로를 내기로 했다. 공원을 조성하고 공공 오피스 건물도 지어 내놓기로 했다. 서울시는 공공 오피스 활용해 핀테크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정비계획 확정 후 곧바로 건축설계와 환경·교통 영향평가 대비 등 후속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서울시 신통기획에 참여한 여의도 한양 아파트는 지난 8월 KB부동산신탁을 사업자로 지정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일반 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조합을 설립하지만 신탁방식 사업자지정이 된 단지는 조합 설립이 완료된 것으로 본다.

여의도에선 지난 8월 공작아파트의 49층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발표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시범아파트의 최고 65층 신통기획안이 확되는 등 노후 아파트가 일제히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목화아파트는 선제적으로 조합설립을 마쳤고, 공작아파트는 신통기획 참여를 위한 계획안 제안 등의 작업을 진행중이다.

건설 업계에선 내년부터 이뤄질 시공사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범아파트 신통기획안이 확정되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총 출동해 단지에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들 상대 홍보전에 나섰다. 서울 금융의 중심지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건설사들이 ‘디 에이치’와 ‘아크로’ 등 하이앤드 브랜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 최대 단지인 시범과 사업 진행이 빠른 한양이나 공작 아파트 사업을 선점하면 추가 수주에 유리하고 향후 브랜드 홍보 효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