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선 평택시장은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기 남부국제공항 평택 유치론’에 대해 “이미 평택오산공군기지 및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 군용 활주로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또 다른 공항이 들어서는 건 무리”라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평택시  제공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기 남부국제공항 평택 유치론’에 대해 “이미 평택오산공군기지 및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 군용 활주로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또 다른 공항이 들어서는 건 무리”라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평택시 제공
“반도체에 이어 수소산업이 평택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15일 “2026년께가 되면 평택 서부 평택항 일대는 수소 생산, 수소 모빌리티, 수소 전지 등을 아우르는 수소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평택 동부는 반도체 산업단지와 배후도시가 발달하면서 ‘상전벽해’를 이뤘다. 정 시장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해안권을 변화시킬 방안으로 수소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 평택 포승읍 아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수소생산기지를 완공했다. 이곳에선 매일 7t의 수소가 생산된다. 1000대 이상의 수소차 연료탱크를 채울 만한 양이다. 3월 수소모빌리티특구로 지정된 평택에선 10월부터 수소 버스 5대가 운행을 시작했다. 생산기지 인근에는 국내 최초 수소 교통기지(수소차 기지)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수도권을 누빌 ‘수소 버스’ 종점과 정비기지로 활용된다.

정 시장은 “평택은 수소 경제 기반 친환경 도시가 될 준비를 착착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평택항에는 액화수소 생산시설과 탄소포집 시설,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아우르는 수소 특화단지가 들어서고, 인근에는 연료용 수소를 공급받는 수소 배후도시가 건설된다. 이를 위해 한국가스공사는 평택항의 기존 LNG(액화천연가스) 인수·저장 설비를 수소 수입 용도로 바꾸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기존 평택화력발전소를 2026년까지 수소 발전소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 시장은 “머지않아 LNG 대신 집에서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이때가 되면 평택은 수도권 전역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산업도 평택의 중요한 먹거리다. 정 시장은 “평택을 ‘K반도체 벨트’ 중심을 넘어 ‘세계 반도체 수도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덕면에는 세계 최대 규모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이 있다. 최근에도 증축 공사가 진행되면서 전국에서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올해에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다녀갔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유치해 우수 인력을 키우는 한편 기존 인력도 재교육하는 ‘반도체 지원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기존 고덕산단 인근 40만㎡ 부지에 조성될 첨단복합단지에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KAIST는 2025년까지 평택 동부 브레인시티에 4000명이 상주하는 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정 시장은 “반도체산업과 최고급 교육을 연계하기 위해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드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산업진흥원은 내년에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위한 용역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평택시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기존 평택시와 평택군, 송탄시를 합친 통합 평택시가 출범한 1995년 32만 명이었던 인구는 최근 57만 명을 돌파했다. 2035년에서 2040년께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 시장은 “도시가 급속히 커지면서 발생한 교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환경과 교육문화, 예술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시민이 만족하는 명품 도시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장선 시장은 3선 의원 출신…"국제도시 평택, 4차 산업혁명 중심지 만들 것"

정장선 평택시장은 2선 광역 지방자치단체 의원, 3선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평택시장 재선인 그는 선거에서 도합 7번 승리한 기록을 보유한 셈이다.

경기 평택시 통복동에서 1958년 태어난 그는 서울 중동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당시 일본의 지방자치 운동을 보고 ‘하방 운동’에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995년 제1회 동시 지방선거에서 고향인 평택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경기도의원이 됐다. 당시 도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에 가까워 교사인 아내가 살림을 책임지다시피 했다. 이후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돼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3선을 하는 동안 평택항 개발, 미군기지 이전, 쌍용차 사태 등 평택을 둘러싼 굵직한 국면에서 활동했다.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확장을 계기로 정 시장이 2004년 발의한 평택지원특별법은 지금의 평택을 만든 주춧돌이라는 평을 듣는다. 정 시장은 국회 건설교통위원(현 국토위)으로 활동하면서 430만 평의 산업단지를 한꺼번에 따냈다. 여기엔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들어왔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그에게 상처로 남았다. 방송법 개정안, 4대강 개발사업 등으로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됐고, 그는 2011년엔 불출마 선언했다. 당시 ‘국회와 정치를 바꿔야 할 사람이 국회를 떠난다’는 한 신문 사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회의원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2018년 평택 시장 선거에 당선됐고,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재선했다. 정 시장은 “평택은 한국과 미군의 주요 사령부를 보유한 안보 중심도시에서 반도체, 수소를 필두로 4차 산업혁명 중심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며 “고향 평택을 품격 있는 국제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 정장선 평택시장

△1958년 경기 평택 출생
△성균관대 행정학과
△연세대 행정학 석사
△경기도의원
△16·17·18대 국회의원
△민주당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총무본부장·총선기획단장·4차산업혁명신성장위원장
△평택시장(민선 7·8기)


평택=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