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 차는 1.25%포인트(상단기준)로 벌어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Fed의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5%대로 높아진 만큼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이번 금리 인상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장점검회의에서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 유출입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미 간 역전된 금리 격차가 1.25%포인트로 커진 건 22년여 만에 처음이다. 2000년 10월 기록한 1.5%포인트 이후 최대 격차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6원80전 오른 1303원10전에 마감하면서 하루 만에 130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져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경우 통화정책 운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