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화두는 ‘킹(King) 달러’였다.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정도로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내년엔 강달러 현상이 수그러들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유로화 및 파운드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달러 강세가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15일 ‘2023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올해 강달러 현상은 Fed의 금리 인상 등 마스(mars) 요인에 의해 벌어졌다”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마스 요인과 머큐리(mercury) 요인으로 나뉜다. 전자는 정책 및 지정학적 요인, 후자는 경제성장률 등 국가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을 의미한다.

내년 Fed가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을 단행하면 마스 요인에 의한 강달러 현상은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한 위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고,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며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만 주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내년에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럽 경제도 달러 강세를 잠재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위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에 어떤 형태로든 종료되면 유럽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과 에너지 위기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