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원히 할 말 했다" 156분 생중계, 尹은 대만족이라는데… [여기는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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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尹 대통령 주재 회의 생중계 ‘득실’ 짚어보니
우려했던 우발 사고 없어…尹대통령 “속시원하게 할말 했다”
생방송 부담에 이해관계자 못불러…야당은 “자화자찬” 비판
정책 대안·방향도 없어…차라리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이 낫다
!["속시원히 할 말 했다" 156분 생중계, 尹은 대만족이라는데… [여기는 대통령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134368.1.jpg)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가 끝난 뒤 “기분이 좋아 보였다”고 복수의 대통령실 참모들이 전했다. 행사에 초청된 국민들도 회의를 마친 후 윤 대통령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생중계로 2시간 36분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소신과 철학을 쏟아냈다.
당초 계획된 방송 시간을 약 한 시간이나 넘겼지만, 대선 때처럼 구설수에 오를 만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화술이 또 업그레이드됐다”는 아부 섞인 평가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ZA.32125701.1.jpg)
무엇보다 3대 개혁의 당사자인 공무원(연금 개혁), 노조원(노동 개혁), 교육자(교육 개혁)들이 이번 행사에서 죄다 빠졌다. 기존 제도를 바꾸려면 희생을 강요당해야 하는 이들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떤 조그마한 개혁도 제대로 밀고 나갈 수 없다. 야당 인사도 이번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에겐 생중계 도중 따로 발언 기회까지 줬다. 3대 구조 개혁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없으면 한걸음도 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 똑똑한 대통령실 참모들이 모를 리가 없다. 회의가 끝난 후 민주당에서 “지난 정부 탓으로 시작해 자화자찬으로 끝났다"(박성준 대변인)는 반응이 나온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인기가 없더라고 회피하지 않겠다”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등 개혁을 향한 윤 대통령의 의지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를 두 시간 넘게 12개 방송사들이 생중계로 보도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시청률도 기대에 못 미친다.
내부 장차관들이 하는 회의를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는 발상은 부작용이 많이 따른다. 국민들을 초청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단계의 사전 검열과 검증을 받아야 한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속시원히 할 말 했다" 156분 생중계, 尹은 대만족이라는데… [여기는 대통령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134348.1.jpg)
이런 모든 대안을 제쳐 놓고 정부의 내부 회의를 굳이 생중계로 보도할 이유가 있는지 대통령실 참모들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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