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또 충돌…국경·테러집단 문제로 서로 민감
아프간 탈레반, 파키스탄 측 국경 민가 포격…"20여명 사상"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또 파키스탄 측 국경 지대를 포격, 20여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남서부 도시 차만과 아프간 남동부 도시 스핀 볼다크를 연결하는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탈레반이 박격포 공격을 벌였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숨졌고 어린이와 여성 등 20여 명이 다쳤다고 파키스탄 당국은 전했다.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고위 관리인 자히드 살림은 "아군이 국경 펜스를 수리할 때 공격받았다"며 "아프간의 박격포가 파키스탄 쪽 민간인 거주지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 정부 국방부는 "파키스탄군이 먼저 발포했다"며 책임을 미뤘다.

다만, 국방부는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차만-스핀 볼다크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는 나흘 전인 지난 11일에도 양측 군대 간 포격전이 발생, 민간인 등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당시에도 양측은 상대가 충돌을 유발했다며 책임을 미뤘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이후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탈레반은 1990년대 중반 결성 이후 파키스탄으로부터 꾸준히 정치·군사 지원을 받으며 파키스탄과 대체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경선(듀랜드 라인) 문제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듀랜드 라인은 1893년 영국령 인도와 아프간 군주 간 협정 체결로 그어졌는데 아프간 측은 파슈툰족 거주지역을 가로지르는 이 라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슈툰족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양국에 걸쳐 살고 있으며 탈레반의 핵심 세력 기반이다.

이와 함께 양국 국경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활동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들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며 올해 여러 차례 아프간 국경 너머에서 파키스탄 쪽으로 총격을 가해 파키스탄군을 살해한 바 있다.

파키스탄 북부에서 여러 테러도 일으켜왔다.

TTP와 아프간 탈레반은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고 서로 교류하지만, 두 집단은 별개 조직이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군은 지난 4월 TTP의 근거지를 공격한다며 국경 너머 아프간 지역을 포격, 민간인 등 45명을 숨지게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