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하게 도와달라" 野 "양보 못해"…김의장 "늦어도 19일엔 통과돼야"
여야, 국회의장 주재로 또 만났지만…예산안 입장차 '도돌이표'
여야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다시 얼굴을 맞대고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갔지만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날 회동은 전날 김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예산안 협상이 또 불발된 이후 첫 만남이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오 서로에게 '양보'를 요구하며 지루한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과 정기국회 기간이 도과한 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 못 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헌법이나 법률에도 예산 편성과 운영에는 정부에 주도권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위기의 순간에 빠르게, 계획대로 재정 운용을 집행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순간에 정부가 소신껏 팀을 짜 제때 좀 (일을) 할 수 있게끔 민주당이 조금은 양보하고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민주당은) 지난 5년간 하실 만큼 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은 최대 위기이고 법인세의 경우 해외 직접 투자 유치 때문에 사활을 거는 문제가 돼 있다"며 "국회의장 중재안인 1%포인트 인하만으로는 대만(20%)과 싱가포르(17%)와 경쟁하기 어려워 저희들이 선뜻 (중재안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예산안 처리 원칙에서 양보에 양보해서 더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라고 맞섰다.

그는 "김 의장의 중재안은 저희들의 주장과 다르지만, 결국 경제위기와 민생 악영향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수용했던 것"이라며 "야당도 민생의 어려움을 위해 양보하고 결단하는데, 집권여당이 더이상 고집으로 상황과 시간을 끌어가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특히 윤석열 대통령께서 더이상 '독불장군'같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고 국회와 여야의 판단을 온전히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국회가 이미 3번의 거짓말로 양치기 소년이 돼 놓고 또 약속을 어기면 국민이 앞으로 국회를 어떻게 믿겠나"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과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를 넘어 김 의장이 3차 시한으로 내건 12월 15일에도 예산안 쟁점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장의 중재안보다 더 양보할 것 없는 민주당에게 만약 추가로 더 조건을 내미는 것은 예산안 합의처리를 여당이 의도적으로 막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김 의장의 최종 중재안대로 합의가 안 되면 이태원 참사 유족과 국민의 뜻을 들어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했다.

여야, 국회의장 주재로 또 만났지만…예산안 입장차 '도돌이표'
김 의장은 여야가 평행선만 달리면서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하도 합의가 안 되니까 제가 내놓은 중재안이었는데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야가 합의를 해달라"며 "오늘이라도 여야 원내대표 두 분이 정부랑 합의해서 합의안을 발표해주시고, 주말에 모든 준비를 갖춰서 아무리 늦어도 월요일(19일)엔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며 '최후 통첩'을 했다.

이날 회동은 약 50분간 이뤄졌다.

여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났지만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함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견차가 있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협의해 빠른 시간 안에 예산안을 합의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께서 강력하게 여야 합의 예산 처리를 요청하신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필요하다면 정부와도 만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