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당헌·당규 엄격해 신중해야" vs "대통합 차원서 받아들여야"
정청래 '당 분열' 우려 반대…양향자 "공개 철회에도 복당 심사에 유감"
민주, 박지원 복당 보류…"최고위원 간 견해차로 더 논의"(종합)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보류됐다.

민주당은 1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전 원장의 복당 문제를 논의했으나 지도부에서 더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김 대변인은 "최고위원 간 견해차가 있었다"며 "이해찬 당 대표 시절 탈당과 복당에 대해 당헌·당규를 엄격하게 마련해 놓은 게 있어 그런 정신에 비춰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와, 지난 대선 때 대통합 차원에서 많은 분을 받아들였는데 박 전 원장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분열 등을 우려하며 박 전 원장의 복당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올해 1월 1∼15일 분당 등의 이유로 탈당한 사람들의 복당을 일괄적으로 허용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았다.

이후 2016년 '분당 사태' 당시 당을 떠났던 권노갑·정대철·주승용 등 동교동계 비문(비문재인) 인사들과 정동영·천정배·유성엽·최경환·이용주 전 의원 등 734명이 민주당에 복당했다.

박 전 원장은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 신분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등의 이유로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복당을 신청했다.

최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만큼 당내에서는 이날 최고위에서 최종적으로 복당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였다.

민주, 박지원 복당 보류…"최고위원 간 견해차로 더 논의"(종합)
박 전 원장은 2016년 1월 당내 주류였던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을 빚다가 탈당해 두 달 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당내 노선 차이로 국민의당에서도 탈당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 관계가 악화하던 2020년 7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를 국가정보원장에 임명했다.

정권 교체 후 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줄곧 복당 의지를 밝혀 왔다.

박 전 원장은 최고위에서 복당이 보류되기 전 이날 오전 출연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도 "복당된다면 권리당원으로서 당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의 복당 여부는 추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결정된다.

김 대변인은 "양정숙·양향자 의원 등의 복당이 신청돼 있는데 이분들 문제까지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향자 의원은 김 대변인의 이 발언을 두고 반발했다.

양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복당 신청 철회를 공개 선언한 사람에게 단 한 번 의사를 묻지도 않고 복당 자격을 심사하겠다니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지난 5월 두 가지 이유로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민주당 당론 반대, (당시) 이재명 고문·송영길 대표의 보궐선거 출마 반대"라고 밝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양향자 의원이 SNS 등을 통해 복당을 철회했으나, 문서로 접수된 것은 아니어서 '복당 불허'로 심사 결과가 (최고위원회에) 올라온 것"이라며 "당헌 당규상 복당 신청과 철회 모두 문서로 이뤄지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7월 보좌진의 성 추문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복당 신청서를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