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오포는 최근 연례 콘퍼런스 ‘이노데이 2022’를 열고 폴더블폰 신제품인 ‘파인드N2’와 ‘파인드N2 플립’을 공개했다. 파인드N2는 갤럭시Z폴드처럼 화면을 가로로 접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폴더블폰이다. 파인드N2 플립은 갤럭시Z플립과 비슷하게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다.
파인드N2의 무기는 가벼운 무게(233g)다. 전작 대비 무려 42g가량 가벼워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263g)와 비교해도 약 30g 가볍다. 오포는 “파인드N2는 인폴딩 폴더블폰 중 가장 가벼운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기를 펼치면 태블릿PC와 필적하는 크기를 갖춘 폴더블폰은 소비자가 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경량화’가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내구성도 뛰어나다. 오포는 신제품이 40만회 이상 접힘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커버(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는 7.1형, 내부는 5.54형이다.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1 세대가 탑재됐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저장용량 256GB·램(RAM) 12GB 모델 가격은 약 150만원(1150달러)이다. 같은 모델 기준 갤럭시Z폴드4의 가격은 199만원대다. 갤럭시Z플립을 연상케 하는 파인드N2 플립은 오포가 자사 처음으로 내놓은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이다. 첫 제품임에도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신제품은 3.26형 커버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외부 화면이 기기 겉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갤럭시Z플립4(1.9형)와 모토로라 레이저3(2.7형)보다 크다. 배터리 용량은 4400mAh로, 시중의 클램셸 폴더블폰 제품 중 최대 용량이라고 오포 측은 강조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입지는 초라하지만, 폴더블폰을 공략하는 중국 제조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서다. 당장 오포부터 신제품을 중국을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오포 제품은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지목받았던 부분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는 점에서 업계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모토로라와 화웨이, 샤오미 등도 올해 폴더블폰을 내놨다.
중국 제조사가 폴더블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하면서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소폭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9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가량이었다. 다만 내년엔 폴더블폰 비중이 1.5%까지 늘어나는 대신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0%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