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난 속 공급망 관리 성공"
1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1~11월 유럽에서 98만6860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관리에 성공하며 전년보다 판매량을 4.6% 늘렸다. 법인별로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보다 1.0% 늘어난 47만7667대를 팔았다. 기아는 누적 50만9193대를 판매해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새로 썼다.
르노그룹은 같은 기간 94만5552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이 3.6% 줄었다. 현대차·기아가 4만1308대 앞서며 연간 기준 처음으로 3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됐다. 1, 2위는 폭스바겐그룹(251만6555대), 스텔란티스(189만3318대)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만 해도 9위에 머물렀으나 2017년 7위, 2018~2019년 4위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2020년엔 5위로 잠시 숨을 골랐지만 지난해 다시 4위를 탈환했다. ‘빅3’에 합류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누적 점유율은 9.7%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8.7%)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과 2008년 현대차 체코 공장을 완공해 유럽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기아 스포티지와 씨드(유럽 전략 차종), 현대차 투싼, 그리고 해치백인 현대차 i30 등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려갔다. 스포티지는 유럽 경쟁 차종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최근 ‘2023 스페인 올해의 차’ ‘2023 그리스 올해의 차’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환이 가장 빠른 유럽 시장에서 ‘움직이는 전자제품’으로 통하는 아이오닉 5, EV6 등으로 현지 완성차 업체와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