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성, 우주 교통사고서 지키자"…'충돌 위험' 우주물체 감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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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硏 '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 개발 추진
우주 떠도는 쓰레기 1억개 달해
5년간 260억 투입…호주에 구축
3만6000㎞ 거리서 10㎝ 물체 탐지
우주 떠도는 쓰레기 1억개 달해
5년간 260억 투입…호주에 구축
3만6000㎞ 거리서 10㎝ 물체 탐지
2009년 2월 10일 러시아 시베리아 상공 790㎞. 미국의 통신위성 이리듐 33호(0.7t)와 러시아의 군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0.9t)가 충돌했다. 인류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이후 처음 발생한 ‘우주 교통사고’다.
두 위성의 충돌로 코스모스 2251호에서 파편 1700여 개가, 이리듐 33호에서는 파편 800여 개가 쏟아졌다. 파편들은 충돌 궤도에서 벗어나 고도 500~1300㎞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 상공을 돌고 있다.
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은 한국의 위성에 충돌할 위험이 있는 2000~3만6000㎞ 중·고궤도 영역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반사경 주경의 크기는 0.8m급이다. 기존 한국이 운영하는 우주물체전자광학감시시스템(OWL)의 0.5m급보다 50%가량 크다. 레이저추적시스템과 결합하면 지름 10㎝ 이상의 물체를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문연은 내년 상반기 한국과 같은 경도상에 있는 호주 남서부 퍼스 인근과 남동부 애들레이드 인근 후보지를 방문한다. 최적의 위치를 선정한 뒤 2024년부터 설치를 진행한다.
우주위험대응체계는 인공위성 등 한국의 우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다. 한국은 2035년까지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 8기, 정지궤도 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우주 자산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지금껏 한국은 미국 연합우주작전센터(CSpOC)에서 제공하는 우주물체 궤도 정보 및 우주위험 정보에 의존해 왔다. 고도 2000㎞ 이하 저궤도를 감시하는 OWL과 특정 객체를 추적하는 레이저추적시스템 등을 운용하고 있지만 중·고궤도 영역은 감시 공백이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한국과 동일한 경도대이면서도 기후 조건상 광학 관측에 유리하고 북반구에 있는 OWL과 연계할 수 있도록 호주에 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우주위험 감시 독자 시스템 구축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위성 수가 늘면서 충돌 위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30일 스타링크와 원웹은 미국 우주군으로부터 위성의 충돌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적색경보’를 받았다. 원웹의 위성이 고도 1200㎞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고도 550㎞ 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의 58m 옆을 스쳐 지나간 것이다. 스타링크 위성은 충돌 방지 궤도 조정에 실패했다.
천문연에 따르면 현재 지구 주변 우주 궤도에는 지름 10㎝ 이상 우주물체 1만9751개가 떠다니고 있다. 위성 충돌 파편 외에도 수명을 다하거나 고장 난 위성, 발사체 페어링(덮개), 로켓 상단과 같은 거대한 우주 쓰레기부터 우주비행사가 유영 중 떨어뜨린 공구 등도 포함된다. 10㎝ 이하의 작은 우주물체를 포함하면 1억 개가 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우주물체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파편이 다른 우주물체에 연쇄적으로 부딪혀 파편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케슬러 신드롬’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며 “수천억원을 들여 쏘아 올린 인공위성에 작은 파편이 부딪히면 GPS(위치확인시스템), 위성 통신망 등 필수적인 기능이 고장 날 수 있는 만큼 본격적인 우주산업 개척에 앞서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두 위성의 충돌로 코스모스 2251호에서 파편 1700여 개가, 이리듐 33호에서는 파편 800여 개가 쏟아졌다. 파편들은 충돌 궤도에서 벗어나 고도 500~1300㎞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 상공을 돌고 있다.
“고도 3만6000㎞까지 감시”
급증하는 우주 교통사고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우주환경감시체계를 고도화한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은 내년부터 5년간 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을 개발한다.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은 한국의 위성에 충돌할 위험이 있는 2000~3만6000㎞ 중·고궤도 영역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반사경 주경의 크기는 0.8m급이다. 기존 한국이 운영하는 우주물체전자광학감시시스템(OWL)의 0.5m급보다 50%가량 크다. 레이저추적시스템과 결합하면 지름 10㎝ 이상의 물체를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문연은 내년 상반기 한국과 같은 경도상에 있는 호주 남서부 퍼스 인근과 남동부 애들레이드 인근 후보지를 방문한다. 최적의 위치를 선정한 뒤 2024년부터 설치를 진행한다.
우주위험대응체계는 인공위성 등 한국의 우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다. 한국은 2035년까지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 8기, 정지궤도 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우주 자산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지금껏 한국은 미국 연합우주작전센터(CSpOC)에서 제공하는 우주물체 궤도 정보 및 우주위험 정보에 의존해 왔다. 고도 2000㎞ 이하 저궤도를 감시하는 OWL과 특정 객체를 추적하는 레이저추적시스템 등을 운용하고 있지만 중·고궤도 영역은 감시 공백이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한국과 동일한 경도대이면서도 기후 조건상 광학 관측에 유리하고 북반구에 있는 OWL과 연계할 수 있도록 호주에 중·고궤도 위성 광학 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우주위험 감시 독자 시스템 구축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우주 쓰레기 1억 개 이상
인공위성 수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현재까지 저궤도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를 구축하기 위해 3558개의 위성을 우주 저궤도에 쏘아 올렸다. 스타링크는 위성을 4만20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1957년) 이후 지금까지 발사된 인공위성 1만1000여 개의 네 배다. 영국의 저궤도 통신기업 원웹도 현재 428개의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도 3236개의 위성을 2026년까지 쏘아 올릴 예정이다.위성 수가 늘면서 충돌 위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30일 스타링크와 원웹은 미국 우주군으로부터 위성의 충돌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적색경보’를 받았다. 원웹의 위성이 고도 1200㎞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고도 550㎞ 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의 58m 옆을 스쳐 지나간 것이다. 스타링크 위성은 충돌 방지 궤도 조정에 실패했다.
천문연에 따르면 현재 지구 주변 우주 궤도에는 지름 10㎝ 이상 우주물체 1만9751개가 떠다니고 있다. 위성 충돌 파편 외에도 수명을 다하거나 고장 난 위성, 발사체 페어링(덮개), 로켓 상단과 같은 거대한 우주 쓰레기부터 우주비행사가 유영 중 떨어뜨린 공구 등도 포함된다. 10㎝ 이하의 작은 우주물체를 포함하면 1억 개가 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우주물체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파편이 다른 우주물체에 연쇄적으로 부딪혀 파편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케슬러 신드롬’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며 “수천억원을 들여 쏘아 올린 인공위성에 작은 파편이 부딪히면 GPS(위치확인시스템), 위성 통신망 등 필수적인 기능이 고장 날 수 있는 만큼 본격적인 우주산업 개척에 앞서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