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락세로 ‘역전세(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가 증가하면서 전세보증 사고금액이 갈수록 늘고 있다. 매매가·전셋값 동반 하락세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1862억원으로, 전월(1526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704건에서 852건으로 늘었고, 사고율도 4.9%에서 5.2%로 상승했다. 임대차 보증사고는 8월 511건(사고금액 1089억원), 9월 523건(1098억원), 10월 704건(1526억원) 등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경·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서울(277건) 경기(235건) 인천(274건) 등 수도권에서 주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내에서는 강서구에서 전체 사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1건의 사고가 나왔다. 구로구(28건) 양천구(27건) 금천구(25건) 동작구(2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7%로 전달(75.4%)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로, 이 비율이 높으면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서울에선 중구 전세가율(82.8%)이 가장 높았다. 이어 관악구(74.0%), 영등포구(72.0%) 순이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이 심하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전세계약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2일 기준 72.1로, 1주일 새 1.0포인트 떨어졌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7월 이후 10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3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4.8로 지난주(65.7)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59.5로 60선이 붕괴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도 63.8에서 63.4로 떨어졌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