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적국 '선제 타격' 가능해졌다…5년뒤 방위비 세계 3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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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안보문서 개정안 채택
최소한의 자위력 행사서 대전환
70여년 유지한 평화헌법 무력화
5년간 5조엔 들여 반격능력 확보
中·北 위협 내세워 군사력 강화
국방 예산 GDP 2%로 확 늘려
최소한의 자위력 행사서 대전환
70여년 유지한 평화헌법 무력화
5년간 5조엔 들여 반격능력 확보
中·北 위협 내세워 군사력 강화
국방 예산 GDP 2%로 확 늘려
일본 정부가 적국의 군사기지를 선제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했다. 여기에 방위비를 세계 3위 수준으로 늘리는 등 방위 정책의 틀을 크게 바꾼다. 적을 공격하는 ‘창’의 역할은 미군에 맡기고 일본 자위대는 ‘방패’ 역할을 담당한 기존 구도가 흔들리게 됐다.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향상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함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제정된 평화헌법 아래 이어져온 일본 방위 정책의 틀이 크게 바뀌게 됐다. 평화헌법에 따라 일본은 적에게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최소한의 자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 안보 문서 개정으로 전수방위 원칙이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적의 공격이 명백해졌을 때 먼저 적 기지를 타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는 국가 방위 전략의 전환이다. 일본 정부는 “필요할 때 최소한의 자위 조치로 상대 영역을 반격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협력해 사용한다”는 내용을 개정 문서에 담았다.
반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은 2023~2027년 5년간 5조엔(약 48조원)을 투입해 장사정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산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도입하는 한편 자국산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해 사정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상은 물론 함정과 항공기, 잠수함에서도 적 기지 타격 무기를 발사하는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기존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북한과 중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및 변칙 궤도 미사일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막는 ‘능동적 사이버 방어’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법률을 정비하고, 무기를 외국에 팔거나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도 재검토한다. 3대 안보 문서 중 자위대의 역할과 방위력 건설 방향이 담긴 ‘방위 계획의 대강’은 ‘국가 방위 전략’으로, 방위 장비 조달 계획 등이 담긴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은 ‘방위력 정비계획’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2027년에는 “방위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방위전략에 명시한다. 지금까지 일본은 방위비를 GDP의 1% 이내로 억제해왔다. 올해 방위비는 5조3687억엔으로 GDP의 0.97%였다. 방위비를 GDP의 2% 수준(약 11조엔)으로 늘리면 일본의 방위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올라선다.
안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주변국 기술도 달라진다. 일본 정부는 개정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북한과 러시아보다 먼저 다루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기술했다. 기존에는 “국제사회의 우려”라고 표현했었다.
국가안보전략의 하위문서인 국가방위전략에는 중국이 지난 8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지역 주민에 대한 위협”이라고 기술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는 기존의 표현을 유지했다.
우리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대상 반격능력 행사와 같이 우리의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사전에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 및 동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방위주재관을 초치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 관련 문구 삭제를 촉구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전범진 기자 hugh@hankyung.com
평화헌법 무력화
일본 정부는 16일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안보 관련 3대 문서의 개정을 결정했다. 국가 안전보장 전략, 국가 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계획으로 이어지는 3대 안보 문서는 중장기 일본 안보와 외교, 방위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문서다.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함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제정된 평화헌법 아래 이어져온 일본 방위 정책의 틀이 크게 바뀌게 됐다. 평화헌법에 따라 일본은 적에게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최소한의 자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 안보 문서 개정으로 전수방위 원칙이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적의 공격이 명백해졌을 때 먼저 적 기지를 타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는 국가 방위 전략의 전환이다. 일본 정부는 “필요할 때 최소한의 자위 조치로 상대 영역을 반격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협력해 사용한다”는 내용을 개정 문서에 담았다.
반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은 2023~2027년 5년간 5조엔(약 48조원)을 투입해 장사정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산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도입하는 한편 자국산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해 사정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상은 물론 함정과 항공기, 잠수함에서도 적 기지 타격 무기를 발사하는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기존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북한과 중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및 변칙 궤도 미사일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막는 ‘능동적 사이버 방어’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법률을 정비하고, 무기를 외국에 팔거나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도 재검토한다. 3대 안보 문서 중 자위대의 역할과 방위력 건설 방향이 담긴 ‘방위 계획의 대강’은 ‘국가 방위 전략’으로, 방위 장비 조달 계획 등이 담긴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은 ‘방위력 정비계획’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방위비 세계 3위로
일본 정부는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2023년부터 5년간 약 43조엔의 방위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2019~2023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반영된 방위비(27조4700억엔)보다 56.5% 늘어난 액수다.2027년에는 “방위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방위전략에 명시한다. 지금까지 일본은 방위비를 GDP의 1% 이내로 억제해왔다. 올해 방위비는 5조3687억엔으로 GDP의 0.97%였다. 방위비를 GDP의 2% 수준(약 11조엔)으로 늘리면 일본의 방위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올라선다.
안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주변국 기술도 달라진다. 일본 정부는 개정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북한과 러시아보다 먼저 다루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기술했다. 기존에는 “국제사회의 우려”라고 표현했었다.
국가안보전략의 하위문서인 국가방위전략에는 중국이 지난 8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지역 주민에 대한 위협”이라고 기술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는 기존의 표현을 유지했다.
우리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대상 반격능력 행사와 같이 우리의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사전에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 및 동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방위주재관을 초치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 관련 문구 삭제를 촉구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전범진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