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한 인공지능(AI)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전면 도입한다.

신한은행은 ‘AI 이상행동탐지 ATM’ 기술을 전국 영업점의 4800여 개 ATM에 적용한다고 16일 밝혔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이 기술은 AI 딥러닝을 통해 ATM 사용자 연령대별로 다양한 거래 유형을 학습한 뒤 그 데이터를 분석한다. 사용자가 ATM 거래 중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선글라스와 모자 등을 착용하는 이상 행동을 보이면 이를 탐지해 ATM 화면에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휴대폰 통화를 멈추고 거래해 주세요”와 같은 경고 메시지를 보여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비슷한 이상 행동을 보일 경우 거래 전에 고객에게 주의 문구를 안내한다”며 “시간과 장소에 제한 없이 ATM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사고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고령층 사용자가 많은 영업점 ATM에 AI 이상행동탐지 기술을 우선 도입했다. 이후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고가 접수된 계좌 수와 사고 접수 건수가 각각 67%, 38%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한은행은 ‘AI 이상행동탐지 ATM’의 이상행동과 이상금융거래가 동시 탐지되면 예금주 본인인증을 진행하고, 거래차단 등 추가 프로세스를 적용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사기에 취약한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 맞춤형 ATM’도 출시했다. 큰 글씨와 간편한 금융 용어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ATM에서 나오는 안내 음성도 기존보다 70% 수준으로 느리다. 60대 이상 고령층 등을 노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744억원으로 건당 피해액은 2500만원에 달했다. 보이스피싱이 최초로 발생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피해 금액은 3조8681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