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설비투자 공제율 1%는 부끄러운 숫자…금리 수준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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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밀레니엄포럼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법인세 인하·세액공제 확대로 기업투자 촉진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충분히 가능해
방산·건설·인프라 총망라한 패키지 전략 마련
G5 가려면, 우리나라 두뇌만으로는 어렵다
글로벌 인재 '멜팅폿' 돼야…국적 부여 검토
법인세 인하·세액공제 확대로 기업투자 촉진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충분히 가능해
방산·건설·인프라 총망라한 패키지 전략 마련
G5 가려면, 우리나라 두뇌만으로는 어렵다
글로벌 인재 '멜팅폿' 돼야…국적 부여 검토
“대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1%라는 건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적어도 금리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합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법인세에 대해서도 “높은 법인세율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기업을 도태시키는 일”이라며 “적어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삼성 주도 반도체나 현대차가 주도하는 전기차에 비해 철강, 조선은 부족해 보인다. 한국의 초격차 전략 핵심은 디지털화, 스마트팩토리(공장)화라고 본다. 여러 산업에서 따라가지 않으면 중국에 먹히는 건 시간 문제다.
▷이 장관=디지털화도 중요하지만 철강, 조선에서 큰 장벽은 탄소 저감 쪽에 있다. 철강은 앞으로 생산공정을 획기적으로 바꿔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수출이 어려울 것이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전기를 많이 쓴 사람, 낭비한 사람들이 책임지는 게 아니라 한전 적자를 모두의 문제로 희석시키는 문제가 있다. 공정하지 않다. 전기요금 인상은 주저할 일이 아니다.
▷이 장관=내년에 ㎾h당 총 50원 이상의 전기료 인상 요인이 있다. 연료비 연동제라는 좋은 제도가 도입됐는데도 가격조정 원칙이 정착되지 못한 건 아쉽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결국 국민 부담이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겠다. 그리고 미국 뉴욕에선 건물당 에너지 효율이 미흡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가 최근 통과됐다. 한국도 대도시 건물 부문에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촉구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건물 부문 수요 효율화도 강화하겠다.
▷장동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위기 상황이다.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소개해달라.
▷이 장관=수출전략회의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대통령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부가 함께 수출추진단을 가동, 원전·방산 등 수출 이슈를 총망라해 관리하고 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공급망과 관련해 중요한데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비료다. 비료 등 몇 가지 전략 상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장관=전적으로 동의한다. 요소수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어서 쭉 보고 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산업인력 미스매치가 심각하다. 산업 대전환을 위한 인력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이 장관=세계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민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데 주요 5개국(G5)으로 가려면 우리나라 두뇌만으로는 어렵다. 한국이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지닌 글로벌 탤런트(세계적 인재)가 모이는 ‘멜팅폿(용광로)’이 돼야 한다.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이나 국적을 부여하는 정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현실성이 있는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지난 정부에서 너무 무리한 측면이 있다.
▷이 장관=윤석열 정부의 원전 육성 의지와 한국 원전 경쟁력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원전 발주국이 관심을 두는 방산, 건설·인프라 등을 총망라한 패키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로 한 NDC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는 게 사실이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30년 30%에서 21.6%로 조정하는 등 NDC 목표를 현실성 있게 설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2027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운행하겠다고 하지만 한국의 규제현실을 감안할 때 절대 안 될 것이다.
▷이 장관=산업부부터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지 뒤지고 있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에도 규제를 없애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산업부가 규제 제거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화물연대 파업도 한국 사회에 고질화된 잘못된 관행이다. 기술혁신과 제도혁신이 함께 이뤄지면 성장이 촉진될 것이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칩4(미국이 한국·일본·대만에 제안한 반도체 협의체)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장관=반도체산업은 정말 놓칠 수 없다. 더 키워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칩4를 생각한다. 미국은 장비기술, 우리는 생산기술, 대만은 파운드리, 일본은 소재·부품이 강하다. 역할 분담이 잘된 넷이 앉으면 반도체 공급망을 상당히 강화하면서 기술을 빨리 바꿔나가는 이점이 있다. 칩4를 우리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칩4를 배제할 필요가 없고 참여해서 우리 이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칩4에서 인력 양성이나 기술개발협력, 정보 교환 등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개별 국가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아직 발표는 안 되고 있지만 물밑작업은 4개 당사국이 하고 있다.
▷정 전 총장=1970년 석유 위기에 버금가는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쳐야 하는데, 정부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이 장관=전적으로 동감한다. 에너지 절약 효과는 일석사조다. 에너지를 덜 쓰면 발전소 건설 비용과 에너지 수입 비용이 줄어든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송전비용도 줄일 수 있다. 더 강력한 에너지 수요 절감 정책을 발굴하겠다.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정부나 정치권에서 복지, 노동에 힘이 실리고 산업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성장이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 장관=기회가 될 때마다 정부 내에서 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이 성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작은 나라이고 세계를 상대로 교역하기 때문에 성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미국, 중국, 대만은 국가가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데 우리는 너무 소홀하지 않나. 투자세액공제율도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 같다.
▷이 장관=연구개발(R&D) 투자는 지원이 어느 정도 괜찮은데 설비투자가 낮다. 대기업 설비투자 공제율이 1%밖에 안 된다.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숫자다. 세제 당국에서 대기업의 설비투자 공제율을 상당 수준으로 높여줘야 한다. 금리 인상분은 상쇄해줘야 한다. (대기업은 낮게, 중소기업은 높게 혜택을 주는) 대·중소기업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기업이 투자 안 하면 중소기업 투자도 없다.
이지훈/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법인세에 대해서도 “높은 법인세율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기업을 도태시키는 일”이라며 “적어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삼성 주도 반도체나 현대차가 주도하는 전기차에 비해 철강, 조선은 부족해 보인다. 한국의 초격차 전략 핵심은 디지털화, 스마트팩토리(공장)화라고 본다. 여러 산업에서 따라가지 않으면 중국에 먹히는 건 시간 문제다.
▷이 장관=디지털화도 중요하지만 철강, 조선에서 큰 장벽은 탄소 저감 쪽에 있다. 철강은 앞으로 생산공정을 획기적으로 바꿔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수출이 어려울 것이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전기를 많이 쓴 사람, 낭비한 사람들이 책임지는 게 아니라 한전 적자를 모두의 문제로 희석시키는 문제가 있다. 공정하지 않다. 전기요금 인상은 주저할 일이 아니다.
▷이 장관=내년에 ㎾h당 총 50원 이상의 전기료 인상 요인이 있다. 연료비 연동제라는 좋은 제도가 도입됐는데도 가격조정 원칙이 정착되지 못한 건 아쉽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결국 국민 부담이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겠다. 그리고 미국 뉴욕에선 건물당 에너지 효율이 미흡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가 최근 통과됐다. 한국도 대도시 건물 부문에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촉구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건물 부문 수요 효율화도 강화하겠다.
▷장동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위기 상황이다.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소개해달라.
▷이 장관=수출전략회의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대통령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부가 함께 수출추진단을 가동, 원전·방산 등 수출 이슈를 총망라해 관리하고 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공급망과 관련해 중요한데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비료다. 비료 등 몇 가지 전략 상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장관=전적으로 동의한다. 요소수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어서 쭉 보고 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산업인력 미스매치가 심각하다. 산업 대전환을 위한 인력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이 장관=세계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민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데 주요 5개국(G5)으로 가려면 우리나라 두뇌만으로는 어렵다. 한국이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지닌 글로벌 탤런트(세계적 인재)가 모이는 ‘멜팅폿(용광로)’이 돼야 한다.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이나 국적을 부여하는 정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현실성이 있는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지난 정부에서 너무 무리한 측면이 있다.
▷이 장관=윤석열 정부의 원전 육성 의지와 한국 원전 경쟁력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원전 발주국이 관심을 두는 방산, 건설·인프라 등을 총망라한 패키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로 한 NDC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는 게 사실이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30년 30%에서 21.6%로 조정하는 등 NDC 목표를 현실성 있게 설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2027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운행하겠다고 하지만 한국의 규제현실을 감안할 때 절대 안 될 것이다.
▷이 장관=산업부부터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지 뒤지고 있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에도 규제를 없애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산업부가 규제 제거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화물연대 파업도 한국 사회에 고질화된 잘못된 관행이다. 기술혁신과 제도혁신이 함께 이뤄지면 성장이 촉진될 것이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칩4(미국이 한국·일본·대만에 제안한 반도체 협의체)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장관=반도체산업은 정말 놓칠 수 없다. 더 키워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칩4를 생각한다. 미국은 장비기술, 우리는 생산기술, 대만은 파운드리, 일본은 소재·부품이 강하다. 역할 분담이 잘된 넷이 앉으면 반도체 공급망을 상당히 강화하면서 기술을 빨리 바꿔나가는 이점이 있다. 칩4를 우리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칩4를 배제할 필요가 없고 참여해서 우리 이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칩4에서 인력 양성이나 기술개발협력, 정보 교환 등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개별 국가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아직 발표는 안 되고 있지만 물밑작업은 4개 당사국이 하고 있다.
▷정 전 총장=1970년 석유 위기에 버금가는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쳐야 하는데, 정부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이 장관=전적으로 동감한다. 에너지 절약 효과는 일석사조다. 에너지를 덜 쓰면 발전소 건설 비용과 에너지 수입 비용이 줄어든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송전비용도 줄일 수 있다. 더 강력한 에너지 수요 절감 정책을 발굴하겠다.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정부나 정치권에서 복지, 노동에 힘이 실리고 산업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성장이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 장관=기회가 될 때마다 정부 내에서 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이 성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작은 나라이고 세계를 상대로 교역하기 때문에 성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미국, 중국, 대만은 국가가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데 우리는 너무 소홀하지 않나. 투자세액공제율도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 같다.
▷이 장관=연구개발(R&D) 투자는 지원이 어느 정도 괜찮은데 설비투자가 낮다. 대기업 설비투자 공제율이 1%밖에 안 된다.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숫자다. 세제 당국에서 대기업의 설비투자 공제율을 상당 수준으로 높여줘야 한다. 금리 인상분은 상쇄해줘야 한다. (대기업은 낮게, 중소기업은 높게 혜택을 주는) 대·중소기업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기업이 투자 안 하면 중소기업 투자도 없다.
이지훈/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