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장관 기조강연…"버스요금 10배 뛸 때, 전기는 2배도 안 올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전기요금 현실화는 인기가 없더라도 밀고 나가야 하는 정책”이라며 “국민께 최대한 전기요금 인상을 설득하고 한국 산업의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구조를 고효율 구조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2023년 실물경제 전망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수출·수주 총력 지원,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전환, 산업대전환 등 정부의 내년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특히 1984년과 2020년 주요 소비재 가격을 비교하며 버스 요금이 120원에서 1300원으로 10.8배 높아졌지만 전기요금은 같은 기간 ㎾h당 67원에서 125원으로 1.9배 오르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기요금이 너무 적게 올랐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지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선 올겨울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과 단가를 확대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수출은 올해보다 3.1~4.1%가량 줄어들 것으로 봤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모두 내려가면서 올해보다 수출이 10.5% 줄고, 철강 역시 글로벌 수요 정체로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자동차(7.5%), 조선(23.6%), 배터리(18%) 등은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장관은 “내년 상반기는 올해 기저효과 때문에 수출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상반기에 정부가 보유한 수출지원예산의 60%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수출 총력 지원 체계를 갖추고 원전·방산 수주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위기 극복 후에는 한국 경제가 도약할 수 있도록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산업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투자·인력·생산성·신산업·글로벌비즈니스·기업 성장 등 6개 분야별로 민간의 조언을 구해 산업 대전환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