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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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으로 올해 초호황을 누린 유통업계가 계묘년 새해를 앞두고 ‘초긴축 모드’를 선언했다. 자산시장 냉각이 내년부터 내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쳐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기어 '역성장'까지 등장…유통업계 "내년이 두렵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을 염두에 두고 경영계획을 세웠다. 마케팅 비용을 삭감하고,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고정비용을 줄이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유통업계는 일선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 최소한 물가 인상분만큼 오르고, 그에 따라 매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매출이 뒷걸음질할 것을 전제로 연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그룹도 ‘칼바람’ 대비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전날부터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16일까지 2020년 이후 2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 주요 유통사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내년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시장 붕괴 여파가 통상 6개월 뒤부터 소비 둔화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가 있어 연중 최대 소비 대목으로 꼽히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0.6% 감소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은 엔데믹 영향으로 올해 상당 기간 소비가 강세를 띠었다.

박종관/배정철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