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3세 딸을 밀어 숨지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16일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진성철)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9세 여성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 교육 수강과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아동학대 등으로 함께 기소된 친부 B씨(31)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5월 12일 저녁 6시쯤 대구시 동구 자기 집에서 바닥에 앉아 있던 딸 C양(3)의 가슴부위를 밀쳤다. C양은 머리를 바닥에 크게 부딪히며 의식을 잃었고 이후 A씨는 C양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을 했다.

그러나 C양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자신의 생일 다음 날인 5월 15일에 끝내 숨졌다. A씨는 C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에서 범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0여 차례에 걸쳐 C양을 학대해 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남편 B씨는 A씨의 학대 행위를 방조하고 둔기로 C양의 얼굴을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부부는 재판 과정에서 "경제적 환경이 어렵고 아이 셋을 양육하고 있는 상황에 아이가 거짓말하자 화가 났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C양을 학대한 것은 양형에서 정상참작 요소가 아닌 오히려 불리한 요소다"라며 "친권자이면서 공동 양육자로 방어 능력이 미약한 C양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준 점, 초범인 점인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자녀들을 양육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점,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