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전단, 오키나와 해역 지나 태평양 남하"…호위함 지원 '역대급'
日 '반격능력 보유' 결정한 날 중국 항모전단 무력시위(종합)
일본이 적 미사일 기지 타격 능력을 의미하는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날 중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해 서태평양에서 '무력 시위'를 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이끄는 함대가 16일 오키나와 해역을 지나 태평양으로 남하했다고 밝혔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항모전단은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3척, 프리깃함 1척, 고속 전투 지원함 1척 등 6척으로 구성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랴오닝함과 함께 최신예 055형 구축함 안산과 우시, 052D형 구축함 청두, 054A형 호위함 자오좡, 901형 종합보급함 후룬후 등으로 항모 전단이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번 전단에 1만톤급 055형 구축함이 최대 3척 참여했다고 전했다.

과거 랴오닝함 전단에 055형 구축함이 보통 1척 가세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랴오닝함 전단으로는 역대 가장 강력한 조합이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함대는 규슈 서부에서 남쪽으로 항해해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를 지나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간 거리는 약 200㎞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함대가 일본 영해에 진입하지는 않았다"며 "함대 규모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랴오닝함이 태평양 해역에서 훈련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랴오닝함은 올해 5월에도 오키나와 해역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남하했다.

이후 대만 동쪽과 일본 남쪽 태평양 해역에서 약 3주간 머무르며 전투기와 헬기 출격 훈련을 300회 이상 진행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에도 태평양에서 훈련을 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16일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해 적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와 오키나와현 전력 증강 등의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시점상 중국의 이번 항모전단 기동에는 대일본 경고 메시지가 내포됐을 수 있어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항모의 이동이 "일본이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에서 벗어나 중국을 타격하는데 쓰일 수 있는 선제공격용 미사일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힌 날" 이뤄진 사실을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여태까지 구성된 것 중 가장 강력한 랴오닝 항모 전단은 제1 도련선(島鏈線·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을 넘어 다수의 실전 지향 훈련을 함으로써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발전 이익을 보호하는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위 전략을 수정하고 군비를 확장하려는 일본의 지속적인 시도에 직면해 인민해방군은 가능한 비상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쑹 씨는 "우리 훈련은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지만 제3자가 중국을 위협한다면 훈련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인민해방군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고 다른 나라가 대만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