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팀 만장일치 결정…"야생동물 건널목 더 많이 설치해야"
미 LA 명물 야생 퓨마 끝내 안락사…"차에 치여 건강 악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인근서 종종 모습을 드러내 지역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어온 야생 퓨마가 건강 문제를 호소한 끝에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17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12살로 추정되는 퓨마 'P-22'는 2013년 11월 할리우드 사인을 배경 삼아 어슬렁거리는 사진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리면서 유명해졌다.

P-22는 이후에도 LA 도심 그리피스 공원과 그 주변을 거닐며 화제를 낳았고, 도심 개발로 멸종위기에 처한 퓨마 보호 캠페인의 사실상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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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민가로 부쩍 자주 접근하고, 지난달에는 주택가에서 산책하던 애완견을 사냥해 죽이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이달 초 야생동물 보호 당국이 검사 필요성을 처음 언급했다.

고령에 따른 이상행동을 의심한 당국은 P-22의 목에 부착된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추적한 끝에 지난 12일 로스 펠리스 지역 민가 뒷마당에서 퓨마를 생포했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보호국(CDFW)에 따르면 진단 결과 P-22의 머리와 오른쪽 눈, 내장 등에 심각한 외상이 확인됐다.

이는 P-22가 최근 차량에 치인 것으로 의심되는 소견이라고 CDFW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장병과 체중감소, 전신 피부감염, 관절염 등이 발견돼 이날 의료팀의 만장일치로 P-22의 안락사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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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FW는 "그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힘들지만 배려를 담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CDFW는 퓨마 서식지 감소가 P-22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야생동물을 위한 건널목 설치 등도 촉구했다.

야생동물 보호가 베스 프랫은 안락사 직후 "그리피스 공원에서 P-22의 여정은 기적이었다"며 "또 다른 야생 퓨마가 등장한다면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의 위협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