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운항 재개됐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지연·결항
제주국제공항 관광객·도민 몰리며 '인산인해'


"아! 우리딸 내일 학교 졸업식인데 어떻게 해요."
"내일 딸 졸업식인데"…폭설·강풍에 제주에 갇힌 사람들
집안일 때문에 온 가족이 제주에 왔다가 폭설 탓에 제주에 갇힌 B(52·여)씨 가족은 18일 울상을 지었다.

오전 11시 20분 출발하려던 비행기가 폭설로 결항하자 다른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렸다.

이날 강추위 속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면서 제주공항은 종일 북적였다.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총 100편(출발 50, 도착 50)이 결항했다.

도착편 37편과 출발편 26편은 지연 운항했다.

서서히 날씨가 풀리고 눈발이 잦아들면서 비행기는 운항하고 있지만,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 탓에 항공기 운항에 애를 먹고 있다.

B씨는 "주말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가 있었지만 이렇게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할 줄은 몰랐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 날씨가 무섭다"고 말했다.

B씨는 가까스로 자신과 중학교 졸업을 앞둔 딸 2명의 항공편만 먼저 구한 뒤 서울로 향하고, 나머지 가족은 다른 항공편을 구하는 대로 뒤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내일 딸 졸업식인데"…폭설·강풍에 제주에 갇힌 사람들
제주공항 1층과 2층에는 인산인해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비행기 운항이 재개되자 어떻게든 오늘 안에 제주를 떠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관광객 K(32)씨는 "지금 대기 명단으로 이름을 올려놓긴 했는데 언제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 눈을 보니 처음엔 반가웠지만, 공항에 온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창 밖에서 눈과 바람이 무섭게 몰아치는데 이제는 제발 그만 오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서울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제주도민들도 속을 태웠다.

Y(53)씨는 전날 오후 6시 10분 에어부산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서 내려오던 중 기상악화로 제주에 내리지 못했다.

비행기가 제주공항에서 3차례나 착륙을 시도했지만 급변풍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김포공항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Y씨는 다음날인 이날 오후 1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가까스로 제주로 돌아왔다.

기상청은 월요일인 19일 오전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 산지에 대설경보, 제주도 전역에 대설·강풍특보, 해상에 풍랑특보가 각각 발효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