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월드컵 정상'…아르헨, 프랑스 꺾고 36년 만에 우승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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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메시 결승전서 2골 넣고 화려한 '대관식'
메시 결승전서 2골 넣고 화려한 '대관식'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이후 36년 만에 후계자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 다시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전·후반전 90분 동안 2-2, 연장전까지 3-3으로 맞선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마라도나에서 메시로 이어지는 '대관식'을 치렀다.
월드컵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국 브라질 이후 4개 대회에서 유럽(2006년 이탈리아,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이 패권을 지켜오다 20년 만에 남미 팀이 우승을 가져왔다.
2005년부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 브라질 대회 준우승이 월드컵에서 최고 성적이었던 메시는 마침내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 경력을 더 하게 됐다.
반면 1934년과 1938년의 이탈리아, 1958년과 1962년의 브라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의 주인공을 꿈꾼 2018년 러시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마지막 한 경기를 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은 예상과 달리 일방적이었다. 예상과 달리 4-3-3의 공격적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압도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모처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베테랑 앙헬 디마리아가 프랑스 수비 라인을 괴롭혔다.
전반 핵심 선수는 디마리아였다. 전반 21분 디마리아가 개인기로 왼쪽 측면을 뚫었고,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리를 걸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메시가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면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디마리아는 전반 36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빠른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으로 공간을 좁혔고, 반대편에 뛰어든 디마리아가 자신에게 넘어온 공을 마무리했다.
프랑스는 전반 단 하나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전반 볼 점유율도 36%로 떨어졌다. 킬리안 음바페, 올리비에 지루에게 패스가 거의 연결되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데샹 감독은 전반 40분 만에 지루와 뎀벨레를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들어서도 프랑스의 창 끝은 무뎠다. 후반 22분에야 경기 첫 슈팅이 나왔다. 음바페도 후반 25분에서야 첫 슈팅을 날렸다. 체력이 떨어진 메시도 후반 움직임이 많이 느려지면서 날카로운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0분이 지난 시점에서 대반전의 시나리오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음바페였다. 후반 33분 란달 콜로 무아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음바페는 왼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동점골은 불과 2분 뒤 나왔다. 중원 오른쪽에서 프랑스의 킹슬리 코망이 메시와의 볼 다툼 끝에 공을 살려냈고, 음바페와 콜로 무아니가 공을 주고받은 뒤 음바페가 박스 안에서 정확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2-2로 비긴 채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전반 막판 두 번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연장 후반 3분 메시가 기어코 팀에 다시 리드를 안기는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를 뚫어낸 라우타로의 슈팅이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메시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다시 차 넣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프랑스엔 음바페가 있었다. 음바페는 연장 후반 11분 상대 수비의 핸드링 반칙으로 만든 페널티킥을 다시 성공시켰다. 메시는 이날 2골, 음바페는 3골을 넣으면서 역사적인 명승부를 벌였고, 마지막 승자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아르헨티나 우승이 확정되자 메시는 눈시울을 붉히며 아르헨티나 관중석으로 향했다. 한동안 손을 흔들던 메시는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관중들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었다. 2020년 세상을 떠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1986년)을 이끌었다. 메시는 마라도나가 본인의 멘토이자 우상이라며 그의 영전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찬란하게 막을 내렸다.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이번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타르 월드컵이 메시가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의미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7골3도움을 추가하며 통산 13골8도움으로 21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게르트 뮐러(14골5도움), 호나우두(15골4도움),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3도움)의 기록을 넘어섰다.
다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는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경기 직전 함께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위치했던 음바페가 이날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8골2도움으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골의 메시는 실버 부트와 대회 최고 선수인 골든 볼을 수상하게 됐다.
메시는 축구 선수 중 역대 첫 번째로 '쿼드러플 크라운'을 세웠다. 메시는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역대 첫 번째 축구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트리플 크라운'(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을 기록한 선수는 총 8명이 있었다. 바비 찰튼(잉글랜드),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게르트 뮐러(독일),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지네딘 지단(프랑스), 히바우두(브라질), 호나우지뉴(브라질), 카카(브라질)가 달성한 바 있다. 2007년 카카 이후로 무려 15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을 넘어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됐다.
음바페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월드컵 결승전 최다골인 4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1966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제프 허스트(잉글랜드) 이후 56년 만에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전·후반전 90분 동안 2-2, 연장전까지 3-3으로 맞선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마라도나에서 메시로 이어지는 '대관식'을 치렀다.
월드컵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국 브라질 이후 4개 대회에서 유럽(2006년 이탈리아,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이 패권을 지켜오다 20년 만에 남미 팀이 우승을 가져왔다.
2005년부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 브라질 대회 준우승이 월드컵에서 최고 성적이었던 메시는 마침내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 경력을 더 하게 됐다.
반면 1934년과 1938년의 이탈리아, 1958년과 1962년의 브라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의 주인공을 꿈꾼 2018년 러시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마지막 한 경기를 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은 예상과 달리 일방적이었다. 예상과 달리 4-3-3의 공격적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압도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모처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베테랑 앙헬 디마리아가 프랑스 수비 라인을 괴롭혔다.
전반 핵심 선수는 디마리아였다. 전반 21분 디마리아가 개인기로 왼쪽 측면을 뚫었고,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리를 걸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메시가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면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디마리아는 전반 36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빠른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으로 공간을 좁혔고, 반대편에 뛰어든 디마리아가 자신에게 넘어온 공을 마무리했다.
프랑스는 전반 단 하나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전반 볼 점유율도 36%로 떨어졌다. 킬리안 음바페, 올리비에 지루에게 패스가 거의 연결되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데샹 감독은 전반 40분 만에 지루와 뎀벨레를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들어서도 프랑스의 창 끝은 무뎠다. 후반 22분에야 경기 첫 슈팅이 나왔다. 음바페도 후반 25분에서야 첫 슈팅을 날렸다. 체력이 떨어진 메시도 후반 움직임이 많이 느려지면서 날카로운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0분이 지난 시점에서 대반전의 시나리오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음바페였다. 후반 33분 란달 콜로 무아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음바페는 왼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동점골은 불과 2분 뒤 나왔다. 중원 오른쪽에서 프랑스의 킹슬리 코망이 메시와의 볼 다툼 끝에 공을 살려냈고, 음바페와 콜로 무아니가 공을 주고받은 뒤 음바페가 박스 안에서 정확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2-2로 비긴 채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전반 막판 두 번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연장 후반 3분 메시가 기어코 팀에 다시 리드를 안기는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를 뚫어낸 라우타로의 슈팅이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메시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다시 차 넣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프랑스엔 음바페가 있었다. 음바페는 연장 후반 11분 상대 수비의 핸드링 반칙으로 만든 페널티킥을 다시 성공시켰다. 메시는 이날 2골, 음바페는 3골을 넣으면서 역사적인 명승부를 벌였고, 마지막 승자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아르헨티나 우승이 확정되자 메시는 눈시울을 붉히며 아르헨티나 관중석으로 향했다. 한동안 손을 흔들던 메시는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관중들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었다. 2020년 세상을 떠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1986년)을 이끌었다. 메시는 마라도나가 본인의 멘토이자 우상이라며 그의 영전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찬란하게 막을 내렸다.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이번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타르 월드컵이 메시가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의미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7골3도움을 추가하며 통산 13골8도움으로 21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게르트 뮐러(14골5도움), 호나우두(15골4도움),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3도움)의 기록을 넘어섰다.
다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는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경기 직전 함께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위치했던 음바페가 이날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8골2도움으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골의 메시는 실버 부트와 대회 최고 선수인 골든 볼을 수상하게 됐다.
메시는 축구 선수 중 역대 첫 번째로 '쿼드러플 크라운'을 세웠다. 메시는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역대 첫 번째 축구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트리플 크라운'(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을 기록한 선수는 총 8명이 있었다. 바비 찰튼(잉글랜드),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게르트 뮐러(독일),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지네딘 지단(프랑스), 히바우두(브라질), 호나우지뉴(브라질), 카카(브라질)가 달성한 바 있다. 2007년 카카 이후로 무려 15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을 넘어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됐다.
음바페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월드컵 결승전 최다골인 4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1966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제프 허스트(잉글랜드) 이후 56년 만에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