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강혁수 NH투자증권 랩운용부 차장

[마켓PRO]"산타랠리? 위험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 할때"

지난 11월에는 FED의 금리정책 스탠스 변화기대가 유입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수성 때문에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함께 금융안정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내보이면서 시장이 반등세를 이어가며 랠리 기대감을 키웠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훈훈한 분위기는 지속되지 못하고 12월 FOMC 이후 냉각되는 모습입니다. 50bp 인상이 결정되며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하였으나 내년 금리인하는 없고, 최종 금리수준은 5.1%로 제시되며 시장은 실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수준과 연준의 정책 방향간 간극이 크다는 것이 재확인되었습니다.

파월의 기자회견 내용도 매파적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정점통과는 일정부분 인정하고 긍정적이지만, 아직 근원 CPI가 6%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물가안정 노력이 필요함을 피력했습니다. 금리인상 종착역까지 상당히 먼 길을 가야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경기연착륙을 전제하고 있지만 언급한 내용들 사이사이에는 경착륙 가능성을 열어 둔 듯한 느낌의 문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어느 정도의 경기침체는 감수하겠다는 뉘앙스가 강했습니다. 요약하자면, 파월은 통화정책과 관련한 시장의 기대가 연준이 구상하고 있는 금리 궤적과 차이가 컸음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FED는 왠만한 침체에는 정책변경 의지 없고, 타겟 인플레이션율(2%) 도달은 내년이 아니라 2024년 이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FOMC이후 이어진 ECB, BOE의 금리인상 소식과 긴축기조 유지 소식 또한 시장에는 부정적이었습니다. 전일 발표된 미국 11월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6%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였는데요. 추수감사절이 있는 연말소비 시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수치가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켰습니다.

인플레장기화+경기경착륙 조합이 연말 시장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산타랠리 기대는 잠시 내려놓는게 좋아보입니다. 내년도 경기침체 강도 및 속도 가늠과 4분기 기업실적확인이 우선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실적전망치 하향조정이 지속되기는 했지만 연말 빅배스를 가정하면, 추가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향후 2주간 모멘텀 공백기이고 외국계 운용사들의 북클로징 영향으로 거래량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당장은 미국 재무부의 인플레 감축법(IRA) 시행령과 한국 정부의 2023년 경제정책방향 등 정부 정책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로 글로벌 밸류에이션(12개월 선행PER)은 한국 13.1(x), 미국 17.8(x), 선진국 15.3(x), 이머징11.3(x) 수준입니다. 중국 락다운 해제 등의 이벤트는 센티먼트 개선효과와 중국 관련 수혜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를 높일 것이기는 하나, 감염자 폭증상황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처능력 확인이 선행되어야 할 듯합니다.

여러모로 주도주 또는 주도 섹터가 등장하기 힘든 국면으로 보이며 소수의 섹터/테마, 이슈종목 위주로 주가 차별화가 예상됩니다. 여전히 위험 관리가 좀 더 우선되어야 하는 구간으로 판단되며 트레이딩을 통한 제한된 수준의 알파추구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어느덧 12월 중반을 넘어서고 있네요. 2022년은 투자자들에게 참 어려운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올해보다 더 건강하고 근사한 기운들이 주위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