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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모건스탠리 "금리 인상 멈춰도 美주식 못 오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 해도 주가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가 여전히 유망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앤드류 시트 모건스탠리 크로스에셋 수석전략가는 자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리(모건스탠리)는 Fed가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인상이 중단된다 하더라도 장단기금리가 역전된 경우엔 주가 상승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에선 Fed의 금리 인상 종료와 함께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앤드류 수석은 "금리 인상의 종료가 시장, 특히 주식과 고수익채권 등 위험하고 변동성 높은 자산을 크게 부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종료가 꼭 주식 상승을 불러오진 않는다는 지적이다. 앤드류 수석은 "평균적으로 금리 인상이 중단되면 주식과 채권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서도 "장단기금리역전 시기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 해도 주식 성과는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수석은 1980년 이후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한 11건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경우 미국채 2년물 수익률보다 10년물 수익률이 다소 높았던 것이 확인됐다. 통상 2년물 수익률은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고, 10년물 수익률은 장기 경제 전망의 영향을 받는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높은 상황이라면 통상 10년물 수익률이 2년물 수익률보다 높다. 앤드류 수석은 "(2년물보다 10년물 수익률이 높은)사례에서 전세계 주식은 금리 인상 중단 이후 1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장단기금리가 역전됐을 때의 금리 인상 중단이다. 1980년과 1981년, 1989년과 2000년의 사례다. 앤드류 수석은 "당시 시장은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며 다소 크게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채권시장이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며 위의 네 가지 사례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 중단 이후 1년 동안 약 3%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내년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선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앤드류 수석은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년 S&P500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한 후 주식시장 전망이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보단 채권시장이 당분간 더 매력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앤드류 수석은 "채권시장의 경우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든 아니든 간에 Fed의 금리인상 이후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왔다"며 "자산배분 관점에서 미국과 유럽 주식보다 투자등급채권(BBB- 등급 이상)을 더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