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아름다움 찾은 작가 故 강석호…서울시립미술관 회고전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작가 강석호(1971∼2021)의 1주기를 즈음해 그의 회화 작품 세계와 디자인 수집품을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시작됐다.

강석호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장면에서 대상을 특징지을 수 있는 요소를 잘라내는 등 자신만의 구도로 편집해 전혀 다른 느낌의 이미지로 그려내는 작업을 해왔다.

1999년부터 시작해 작고 직전까지 이어졌던 대표작 '의복' 시리즈는 인물의 신체 곡선을 드러내는 옷의 한 부분을 그린 작업이다.

의복의 무늬, 주름, 색 같은 요소에 주목한 그림은 풍경화 같은 느낌을 준다.

시사주간지에 나온 인물 사진에서 자세(제스처)에 초점을 맞춘 '제스처' 시리즈와 공개된 커플 사진 속 인물의 일부분을 확대한 '커플' 시리즈, 인체의 양감보다 피부색과 표면의 촉각에 집중한 '누드' 시리즈, 가장 최근에 시도한 '루빅큐브' 시리즈까지 작가의 회화 세계를 두루 보여준다.

일상에서 아름다움 찾은 작가 故 강석호…서울시립미술관 회고전
디자인 가구 수집가였던 강석호의 면모를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됐다.

독일 유학 시절 바우하우스 운동에 관심을 두고 모던 디자인 가구를 수집했던 작가는 직접 의자와 선반 등 가구를 제작하기도 했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함께 강조하는 바우하우스 운동에 대한 관심은 일상적인 대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찾았던 작가의 회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전시는 그가 수집하거나 제작한 가구 60여점을 작가의 방처럼 꾸며 소개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은주 초청 큐레이터는 "강석호의 작고 1주기를 막 지난 시기에 열린 이 전시에서 미술사적 분석을 시도하기엔 때 이르다"면서 "이 전시는 강석호가 그를 아는 이들에게 주었던 영감이 사라지기 전에 널리 전하여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가 강석호라는 작가를 회상하는 계기이자 앞으로 작가 연구가 시작되는 실마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가 쓴 수필과 소설, 시를 묶고 이번 전시 내용을 담은 단상집 '무제'가 내년 2월 출간될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3월19일까지. 무료 관람.
일상에서 아름다움 찾은 작가 故 강석호…서울시립미술관 회고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