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내년 순이익 60% 증가에 모멘텀까지" 삼성생명 연말랠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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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IFRS17이 도입되면 신계약을 많이 팔았단 이유로 보험회사 손실이 커지는 일은 없어지겠죠. 회계상 영업이익이 껑충 뛰는 효과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 시장업계 관계자 A씨)"
최근 삼성생명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7월 5만6000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슬금슬금 올라 7만3000원대를 기록 중입니다. 내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 이슈는 애널리스트조차 따라가기 복잡한 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악영향이 부각되다 보니 최근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한경 마켓PRO가 삼성생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정리해봤습니다.
이 상황에서 삼성생명은 내년 초 CSM이 10조원 수준이 될 것이며 상각률은 10%가 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보험 계약 내용을 다 들춰내 새로 계산해보니 그 정도가 나오더란 겁니다. 10조원을 매년 10% 상각한다는 얘기이니 내년부터 영업이익 1조원씩은 꾸준히 잡힌다는 얘기가 됩니다. 여기에 변액보험 등으로 잡히는 수익도 추가로 붙습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SM 상각률을 감안한 내년 순이익은 2조원 수준으로 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올해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이 1조2373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60% 증가가 예상된단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예상은 아직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내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도 올해와 비슷한 1조3628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계약을 애널리스트가 다 들여다볼 순 없다는 한계 때문입니다. 생명보험의 만기는 수십 년으로 긴 것도 많은데 IFRS17로 인한 재무제표 변화를 따져보려면 해당 보험들의 보험료와 지급금, 향후 예상 현금흐름 등을 건별로 모두 조사해야 합니다. 보험사라면 해당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는 그렇지 못하죠. 따라서 지금으로선 보험사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애널리스트 추정 재무제표엔 IFRS17 변화로 인한 추정치가 포함될 수 없는 겁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배당 재원도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IFRS17로 인한 회계적 이익 증가라고 할지언정 순이익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거든요. 또 투자자 입장에선 향후 이익 예측이 쉬워진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의 유인도 늘어납니다. 즉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는 거죠.
시장은 삼성생명 고유의 모멘텀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23조원어치를 강제로 매각해야 합니다.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인데요, 시가로 바꾸게 되면 그만큼 보유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이 있습니다. 보유 가치가 올라간 만큼 매도해야 하는 주식도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 규모가 23조원어치에 달한다는 겁니다. A씨는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중간지주사를 별도로 만들면 23조원 전부 매도하지 않아도 된단 얘기도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속세도 내야 하니 삼성전자 지분을 어느 정도 매각할 것이라고 보고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해당 모멘텀에 따른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고 법인세 등을 차감하면 매각 이후 사측의 이익은 매각 전 삼성전자 가치의 55~65% 수준"이라며 "이 자산으로 기존 경상이익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 자산의 요구수익률은 기존 삼성전자 주식의 2배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 시행 시 최대 주주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한층 약화할 수밖에 없어서 현실적으로 개정안의 시행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시점에서 해당 이슈는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개선 요인보다는 주가 변동성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IFRS17이 도입되면 신계약을 많이 팔았단 이유로 보험회사 손실이 커지는 일은 없어지겠죠. 회계상 영업이익이 껑충 뛰는 효과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 시장업계 관계자 A씨)"
최근 삼성생명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7월 5만6000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슬금슬금 올라 7만3000원대를 기록 중입니다. 내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 이슈는 애널리스트조차 따라가기 복잡한 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악영향이 부각되다 보니 최근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한경 마켓PRO가 삼성생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정리해봤습니다.
IFRS17로 내년 순이익 60% 증가…어떻게?
우선 IFRS17 도입으로 삼성생명의 순이익이 내년 껑충 뛸 전망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현재 회계기준에서는 보험 가입이 이뤄졌을 때 들어오는 보험금을 한꺼번에 수익으로 인식합니다. 10년 치 보험이어도 들어온 보험료를 한 해 수익에 몽땅 포함하는 겁니다. 그리곤 보험 모집에 들어간 비용 등이 포함된 신계약비는 최대 7년에 걸쳐(이연) 상각됩니다. 다만 신계약비 이연 상각에는 한도가 있어, 보유계약 대비 신계약 규모가 증가해 이 한도를 넘기게 되면 한 번에 비용을 덜어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는 보험을 팔면 첫해에는 수익이 과다 계상된다는 겁니다. 둘째는 보험을 많이 팔면 팔수록 신계약비 이연 상각 한도를 넘기기 때문에 떨어내야 하는 비용(손실)이 단기적으로 늘어난다는 거죠. 즉 실적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단 겁니다. 하지만 내년 IFRS17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가 사라집니다. 보험 가입이 이뤄지면 보험사는 미래의 예상 이익을 계약서비스마진(CSM)이라는 계정에 부채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곤 보험사가 예상 손해율, 유지율 등을 반영해 보험 잔존 계약 비율에 따라 이 부채를 매년 일정하게 상각해 이익으로 반영합니다. 즉 보험사의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만 않는다면 매년 꼬박꼬박 일정한 이익이 들어오게 되는 겁니다. 아주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과거 보험사 이익이 '10억원, -2억원, 4억원, 3억원' 등으로 찍혔다면 앞으론 '4억원, 4억원, 4억원, 4억원' 처럼 평탄하게 찍힌다는 겁니다. 조삼모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다·과소하게 이익이 찍히는 일이 없어진다는 게 중요합니다.이 상황에서 삼성생명은 내년 초 CSM이 10조원 수준이 될 것이며 상각률은 10%가 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보험 계약 내용을 다 들춰내 새로 계산해보니 그 정도가 나오더란 겁니다. 10조원을 매년 10% 상각한다는 얘기이니 내년부터 영업이익 1조원씩은 꾸준히 잡힌다는 얘기가 됩니다. 여기에 변액보험 등으로 잡히는 수익도 추가로 붙습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SM 상각률을 감안한 내년 순이익은 2조원 수준으로 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올해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이 1조2373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60% 증가가 예상된단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예상은 아직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내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도 올해와 비슷한 1조3628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계약을 애널리스트가 다 들여다볼 순 없다는 한계 때문입니다. 생명보험의 만기는 수십 년으로 긴 것도 많은데 IFRS17로 인한 재무제표 변화를 따져보려면 해당 보험들의 보험료와 지급금, 향후 예상 현금흐름 등을 건별로 모두 조사해야 합니다. 보험사라면 해당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는 그렇지 못하죠. 따라서 지금으로선 보험사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애널리스트 추정 재무제표엔 IFRS17 변화로 인한 추정치가 포함될 수 없는 겁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배당 재원도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IFRS17로 인한 회계적 이익 증가라고 할지언정 순이익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거든요. 또 투자자 입장에선 향후 이익 예측이 쉬워진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의 유인도 늘어납니다. 즉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는 거죠.
삼성전자 지분 매각 후 배당 늘리나
여기까지는 삼성생명뿐 아니라 모든 보험사에도 적용되는 얘기입니다. 물론 삼성생명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이연 상각 한도 소진에 따른 악영향을 훨씬 줄일 순 있겠죠. 또 대형사이기 때문에 일찍이 IFRS17 시스템 구축도 시작해왔고, 그 덕에 IFRS17 도입 후 재무성과가 타사 대비 우량할 수도 있겠습니다.시장은 삼성생명 고유의 모멘텀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23조원어치를 강제로 매각해야 합니다.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인데요, 시가로 바꾸게 되면 그만큼 보유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이 있습니다. 보유 가치가 올라간 만큼 매도해야 하는 주식도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 규모가 23조원어치에 달한다는 겁니다. A씨는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중간지주사를 별도로 만들면 23조원 전부 매도하지 않아도 된단 얘기도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속세도 내야 하니 삼성전자 지분을 어느 정도 매각할 것이라고 보고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해당 모멘텀에 따른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고 법인세 등을 차감하면 매각 이후 사측의 이익은 매각 전 삼성전자 가치의 55~65% 수준"이라며 "이 자산으로 기존 경상이익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 자산의 요구수익률은 기존 삼성전자 주식의 2배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 시행 시 최대 주주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한층 약화할 수밖에 없어서 현실적으로 개정안의 시행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시점에서 해당 이슈는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개선 요인보다는 주가 변동성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