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초저가 항공권 승부수…여행 플랫폼 판도 흔들 것"
“항공권을 싸게 팔면서 이익을 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관광 연계 상품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어요.”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올해 하반기 들어 항공권 발권 시장에서 ‘톱3’에 올랐다. 지난달 프로모션 기간에는 시장 점유율 1위 하나투어를 추월하기도 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36·사진)는 19일 “이달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항공권 특별가격을 한눈에 보여주는 ‘비밀 특가’(가칭) 서비스를 시작해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밀 특가는 회원에게만 최저가 항공권을 보여주는 서비스로 네이버 검색이나 항공사 홈페이지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최저가 경쟁은 위험한 전략일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도 설립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다. 기존 업체들은 항공사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유리한 조건에 비행기 티켓을 확보하기 때문에 출혈이 불가피하다. 대형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기어때는 지난 5월 해외항공 서비스를 론칭해 내수용 앱이라는 이미지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금은 승부수를 던져볼 만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면서도 “항공권 시장에서 적자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항공권 판매가 아니라 해외에 나가서 쓰는 놀거리와 먹거리를 소개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MZ세대는 항공권에는 8만원을 쓰지만 미식 체험에는 30만원을 쓴다”며 “항공권 특가로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숙박, 렌터카, 액티비티 상품과 교차 판매해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의 과감한 전략은 지난 6월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일단 순항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고객군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2030세대를 넘어 시니어 여행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