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부 혁신 이끄는 '일선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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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 벗어나 '실용주의' 실천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 해결해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 해결해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은 있을까? 고유가, 고환율, 고이자, 고령화와 저출산, 저성장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한국 사회 모습을 보며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하며 분노와 좌절의 바이러스를 퍼트린다.
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출판하면서 2010년이면 금, 석유, 천연가스가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섬뜩한 예견서는 MIT의 시스템 다이내믹스 연구그룹이 만든 수준 높은 시뮬레이션 모델링의 결과를 사용했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2022년이 마무리되는 오늘까지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빈곤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종말론적 예언은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바로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성 그리고 함께 문제를 공감하며 해결하려는 노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보수냐 진보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일상의 문제로 눈을 돌리면 풀어야 할 문제가 좀 더 정확히 보일 수 있다. 원전이냐 탈원전이냐 하는 논쟁에서 벗어나면 전기요금의 정상화, 송전망의 효율화, 에너지원의 다양화, 에너지 안보 같은 다양한 문제가 비로소 보인다.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면 상대편에 대한 비난보다 불합리한 차별을 만들어내는 일상의 문제가 보일 것이다.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합리적인 의견도 그 의견 자체보다 그 사람이 누구 편인지에 따라 판단하는 무서운 ‘편 가르기’가 일상화한다. 이런 사회에서 합리적인 시민은 침묵을 강요받는다.
일상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의 성과도 볼 수 있다. 새로 도입된 특례시 제도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기초지방자치단체에 행정과 재정의 자율성을 확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태원 참사로 경찰을 비난하지만 일선 경찰의 노력으로 2017년에 비해 2021년 10만 명당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52.7건에서 43.5건으로 감소했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있기에 행정서비스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업무와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일상에 관심을 두면 실용주의 정신이 보인다. 이상적 관념론은 불변의 진리, 정의 같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실용주의는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실용주의를 정부 안에서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이다. 그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안다. 따라서 일선 공무원이 일하는 정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유능한 정부가 된다. 어쩌면 다 알고 있는 이 단순한 진리가 왜 제대로 실천되지 않을까. 실용주의를 뒷받침해줄 법과 제도, 조직, 인사, 리더십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용주의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 사람이라고 쫓아내지 않는다. 실용주의 정부는 이전 정권 사람이라도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면 아껴서 중히 쓸 것이다. 문제를 풀어가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선 공무원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실용주의 정부다.
하루가 쌓여 1년을 만든다. 국민을 위해 일상의 문제를 풀어갈 때 자유민주주의도, 대통령의 국정철학도 완성되는 것이다. 성공하는 정부에 대한 희망의 씨앗은 소박한 일상의 성공 위에서 자라날 것이다.
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출판하면서 2010년이면 금, 석유, 천연가스가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섬뜩한 예견서는 MIT의 시스템 다이내믹스 연구그룹이 만든 수준 높은 시뮬레이션 모델링의 결과를 사용했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2022년이 마무리되는 오늘까지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빈곤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종말론적 예언은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바로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성 그리고 함께 문제를 공감하며 해결하려는 노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보수냐 진보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일상의 문제로 눈을 돌리면 풀어야 할 문제가 좀 더 정확히 보일 수 있다. 원전이냐 탈원전이냐 하는 논쟁에서 벗어나면 전기요금의 정상화, 송전망의 효율화, 에너지원의 다양화, 에너지 안보 같은 다양한 문제가 비로소 보인다.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면 상대편에 대한 비난보다 불합리한 차별을 만들어내는 일상의 문제가 보일 것이다.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합리적인 의견도 그 의견 자체보다 그 사람이 누구 편인지에 따라 판단하는 무서운 ‘편 가르기’가 일상화한다. 이런 사회에서 합리적인 시민은 침묵을 강요받는다.
일상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의 성과도 볼 수 있다. 새로 도입된 특례시 제도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기초지방자치단체에 행정과 재정의 자율성을 확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태원 참사로 경찰을 비난하지만 일선 경찰의 노력으로 2017년에 비해 2021년 10만 명당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52.7건에서 43.5건으로 감소했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있기에 행정서비스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업무와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일상에 관심을 두면 실용주의 정신이 보인다. 이상적 관념론은 불변의 진리, 정의 같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실용주의는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실용주의를 정부 안에서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이다. 그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안다. 따라서 일선 공무원이 일하는 정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유능한 정부가 된다. 어쩌면 다 알고 있는 이 단순한 진리가 왜 제대로 실천되지 않을까. 실용주의를 뒷받침해줄 법과 제도, 조직, 인사, 리더십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용주의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 사람이라고 쫓아내지 않는다. 실용주의 정부는 이전 정권 사람이라도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면 아껴서 중히 쓸 것이다. 문제를 풀어가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선 공무원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실용주의 정부다.
하루가 쌓여 1년을 만든다. 국민을 위해 일상의 문제를 풀어갈 때 자유민주주의도, 대통령의 국정철학도 완성되는 것이다. 성공하는 정부에 대한 희망의 씨앗은 소박한 일상의 성공 위에서 자라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