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직 사임 여부를 투표에 부치는 초강수를 던졌다. 그의 트위터 경영을 놓고 비판이 잇따르자 나온 돌발 조치다. 투표에 참여한 과반 이상이 머스크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18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내가 트위터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가’라는 설문조사 게시글을 올리고 ‘설문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1750만여 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 사임 찬성(57.5%)이 반대(42.5%)를 앞질렀다. 머스크가 투표 결과를 따를지 또는 후임을 정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머스크는 다만 한 트위터 이용자에게 보낸 답글에서 ‘후임자는 없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약 57조3000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용자 계정 관리를 놓고 외부와 잇달아 마찰을 빚어왔다. 이날엔 “트위터는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시물과 계정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쟁사 소셜미디어로 연결되는 게시물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잭 도시 전 트위터 CEO는 “말이 안 된다”고 정면 비판했다.

여론의 비난이 커지자 머스크는 “다신 안 그러겠다”며 “앞으론 주요 정책 변경을 놓고 투표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 직후 머스크는 자신의 사임 여부를 설문조사에 맡겼다.

트위터의 계정 정지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위터는 지난 15일 전용기 위치 등 머스크의 신상을 공개한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했다. 하지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하고 유럽연합(EU)이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자 입장을 바꿔 16일 설문조사로 답을 구했다. 369만여 명이 참여한 이 설문에서 58.7%가 ‘당장 복구’에 표를 던지자 트위터는 즉각 계정 복구 조치를 취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