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경매 나온 은마…27억짜리 24억 빚낸 '영끌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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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고점 때 매수
집값의 88%, 대부업체서 조달
이자 치솟자 결국 임의경매로
P2P 등 규제 우회 대출 많아
내년 초부터 경매시장 쏟아질듯
집값의 88%, 대부업체서 조달
이자 치솟자 결국 임의경매로
P2P 등 규제 우회 대출 많아
내년 초부터 경매시장 쏟아질듯
5년여 만에 경매에 나온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4억원의 대출을 동원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물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집값의 88%를 대부업체에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나 ‘영끌의 끝판왕’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시장에선 이처럼 비정상적 차입을 활용한 영끌 매물이 내년부터 경매시장에 무더기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유찰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작년 9월 40대 집주인 A씨가 집값(27억원)의 88%에 이르는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린 영끌 물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출 규제를 비켜간 대부업체 자금으로 잔금을 치른 뒤 3개월 만인 올해 1월 다른 대부업체로 갈아탔다. 이후 3개월간 이자를 갚지 못해 지난 5월 임의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정확한 대출 이자를 알 수는 없지만 대부업계에서 보수적인 연 10%로 산정하더라도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2000만원이다.
집주인 A씨의 매수가는 같은 해 11월 기록한 은마아파트의 역대 신고가(28억2000만원)와 근접한 가격이었다. 올 들어 집값이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이 주택형은 신고가 대비 7억2000만원 떨어진 21억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도 인근 중개업소에 21억~24억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
강남 최대 재건축단지인 은마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나온 건 2017년 7월 이후 5년5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유찰됐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감정가(27억9000만원)가 시세보다 높다 보니 15일 2차 매각일(최저가 22억3200만원)에도 유찰됐다. 3차 매각일은 내년 2월이며 입찰 최저가는 17억8500여만원이다. 3차 경매에서 낙찰되더라도 A씨에게 집을 담보로 24억원을 빌려준 대부업체는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경매업계에선 내년부터 이처럼 비정상적 대출을 활용한 영끌 물건이 쏟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부업체, 개인간대출(P2P)업체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한 영끌 물건이 적지 않아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빚을 못 갚아 경매가 개시되면 매각기일이 정해질 때까지 최소 5~7개월 걸린다”며 “작년 집값 고점 때 ‘빚투(빚을 내 투자)’한 집주인 가운데 이자를 견디지 못해 연체하는 경우가 올 하반기 들어 늘고 있다”고 했다.
압구정동 B공인 관계자는 “강남 등 규제지역에선 P2P 등 우회 대출을 받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이런 대출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대였을 때도 연 8~9% 수준의 고금리였던 만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19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유찰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작년 9월 40대 집주인 A씨가 집값(27억원)의 88%에 이르는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린 영끌 물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출 규제를 비켜간 대부업체 자금으로 잔금을 치른 뒤 3개월 만인 올해 1월 다른 대부업체로 갈아탔다. 이후 3개월간 이자를 갚지 못해 지난 5월 임의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정확한 대출 이자를 알 수는 없지만 대부업계에서 보수적인 연 10%로 산정하더라도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2000만원이다.
집주인 A씨의 매수가는 같은 해 11월 기록한 은마아파트의 역대 신고가(28억2000만원)와 근접한 가격이었다. 올 들어 집값이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이 주택형은 신고가 대비 7억2000만원 떨어진 21억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도 인근 중개업소에 21억~24억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
강남 최대 재건축단지인 은마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나온 건 2017년 7월 이후 5년5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유찰됐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감정가(27억9000만원)가 시세보다 높다 보니 15일 2차 매각일(최저가 22억3200만원)에도 유찰됐다. 3차 매각일은 내년 2월이며 입찰 최저가는 17억8500여만원이다. 3차 경매에서 낙찰되더라도 A씨에게 집을 담보로 24억원을 빌려준 대부업체는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경매업계에선 내년부터 이처럼 비정상적 대출을 활용한 영끌 물건이 쏟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부업체, 개인간대출(P2P)업체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한 영끌 물건이 적지 않아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빚을 못 갚아 경매가 개시되면 매각기일이 정해질 때까지 최소 5~7개월 걸린다”며 “작년 집값 고점 때 ‘빚투(빚을 내 투자)’한 집주인 가운데 이자를 견디지 못해 연체하는 경우가 올 하반기 들어 늘고 있다”고 했다.
압구정동 B공인 관계자는 “강남 등 규제지역에선 P2P 등 우회 대출을 받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이런 대출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대였을 때도 연 8~9% 수준의 고금리였던 만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